[아주초대석] 정삼영 대체투자연구원장 "엘리엇 먹튀 아닌 전략적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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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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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행동주의 헤지펀드 전략을 제대로 이용하는 투자자일 뿐 투기자본으로 몰아세울 이유가 없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제동을 걸고 나선 엘리엇매니지먼트에 대한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장의 생각이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지분 7.12%를 매입한 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반대를 선언했다. 현재 삼성SDI와 삼성화재 지분도 약 1%씩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삼영 원장은 "엘리엇매니지먼트는 20조원 이상을 운용하는 헤지펀드사로 전세계 기업의 인수합병(M&A) 구조를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며 "대표적인 행동주의 헤지펀드"라고 말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주식 매수를 통해 특정 기업의 주요 주주로 등재된 후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기업 및 보유 주식 가치를 올리는 전략을 구사한다. 정 원장은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기업의 M&A나 신제품 개발 등 특별한 이벤트를 포착해 보유 주식을 늘리고 경영에 참여하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전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 운용자인 폴 싱어와 기업 사냥꾼으로 알려진 칼 아이칸은 '주주 가치 극대화'라는 명분을 내걸어 투자 대상 기업의 모든 것을 간섭하는 능동적인 헤지펀드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뚝 떨어진 금리로 인해 고수익을 찾던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행동주의 헤지펀드도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3~4년 새 자금력이 커지면서 투자 대상 기업도 다양해졌다.

글로벌 헤지펀드로 몰리는 자금은 실제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글로벌 헤지펀드 평가업체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지난해 행동주의 헤지펀드로 305억달러(약 34조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올해 1분기에도 39억 달러(약 4조3800억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돼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운용자산은 1275억 달러(약 143조원)까지 불어났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은 지배구조가 취약한 대기업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만들어 수익을 낸 뒤 빠져나가는 바람에 '먹튀'라는 지적도 받는다. 2004년 영국계 펀드 헤르메스는 삼성물산 지분 5%를 사들이고 우선주 소각을 요구했었다. 헤르메스는 다른 기관 투자자들을 규합해 외국인 지분율을 46%로 늘리고 삼성SDI 지분을 확대해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삼성물산 주가가 급등하자 주식을 전부 팔아치워 먹튀 논란을 일으켰다.

소버린자산운용도 2003년 SK에 대한 경영참여를 위해 지분을 매입한 후 1조원의 이익을 챙겼고 칼아이칸도 스틸파트너스와 KT&G 주식 6.59%를 매입한 후 1500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정 원장은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 헤지펀드라 하면 안 좋은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며 "그러나 이제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하나의 투자전략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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