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39) 격동의 시대 겪은 중국 라면시장,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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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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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후르륵짭짭, 후르륵짭짭 맛좋은 라면." 과거 유명 만화에서 '라면송'이 나와 사랑받을 만큼 한국인들의 라면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그렇다면 세계 최대 라면소비국이 한국일까? 답은 “아니요”다. 한국의 1인당 라면 소비량은 단연 세계 최고지만 세계 최대 라면시장은 역시 스케일이 남다른 중국이다.

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라면 소비량 1위는 440억개를 먹어치운 중국이 차지했다. 2위는 141억개의 인도네시아가 이름을 올렸고 한국은 35억개로 7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1인당 라면 소비는 연간 72.4개로 세계 1위다. 중국은 30개 수준으로 우리나라 절반 정도에 그쳐 아직도 성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 본토에 라면이 들어간 것은 지난 1970년의 일이다. 이후 중국 라면시장은 40여년이라는 격변의 세월을 건너왔다.

초기 중국 라면시장은 초고속 성장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라면업체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여년간 라면시장은 천지개벽에 가까운 구조조정기를 겪었다. 860개에 육박했던 라면생산업체는 100개로 급감했다. 시장퇴출 비율이 무려 90%다.

시장에 뛰어든 '선수'가 급감했지만 소수의 라면기업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작은 파이를 두고 다수의 기업이 다투는 출혈경쟁은 계속됐다. 초고속 경제성장과 함께 웰빙 수요가 늘면서 소비자들이 고개를 돌렸고 마트로 쏟아지는 라면의 동질화도 기업의 차별성을 떨어뜨렸다, 결국 승자없는 ‘치킨게임’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중국 라면시장의 발전사를 중·저가 다수 브랜드 경쟁시대(1970-1992년), 캉스푸 시대(1992년-1997년), 캉스푸-퉁이 이분시대(1998년 이후~)로 구분할 정도로 뚜렷한 독과점도 지속되고 있다.  

중국 라면업계의 선두에는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는 대만계 캉스푸(康師傅)가 있다. 캉스푸의 라이벌이자 중국 2위 라면업체인 대만계 퉁이(統一), 로컬 브랜드 진마이랑(今麥郞)과 바이샹(白象)이 전체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그 뒤를 인도네시아의 화펑(華豐), 일본의 닛신(日淸), 한국의 농심이 뒤쫓고 있다.

◇라면 시장에 최근 침체 바람

최근 라면시장에 몰아닥친 '침체'의 바람은 압도적 우위를 확보한 캉스푸와 퉁이에게도 거세다. 지난해 캉스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6.43% 감소한 102억3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순익도 4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97% 줄었다. 

상대적으로 시장규모가 작은 퉁이의 지난해 실적은 더욱 참담했다. 매출은 224억8700만 위안으로 전년대비 3.6% 줄었고 순익은 2억855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68.8% 뚝 떨어졌다. 

중국의 라면 시장은 여전히 광대하다.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중국 경제의 신(新)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도시화 추진에 따른 신규 수요 증가, 고급화 및 차별화 전략을 통한 틈새시장 확보 등으로 지속성장의 가능성도 아직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중국 라면시장을 공략,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지역적 차별화, 상품의 차별화, 마케팅 전략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구신구변(求新求變·새로움과 변화를 추구한다)’이 중국 라면시장 성공의 ‘키워드’라는 것이다.

지역 차별화는 광대한 대륙답게 중국 각 지방 음식의 맛과 특색이 다름에서 기인한다. 전국적으로 동일한 제품 판매에 나서기보다 매운 맛, 구수한 맛 등 지역별로 선호하는, 지역색에 맞는 제품을 맞춤형으로 출시하는게 적절하다. 현재 중국 시장에 무수한 라면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맛이 비슷하고 브랜드별로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라면 시장의 앞날을 어둡게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품의 차별화도 언급됐다. 이는 고급화, 웰빙화 등 전략과 연결된다. 중국 시장에서 제품 차별화의 성공사례로 언급되는 기업이 바로 농심이다. 

농심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시장개척에 나섰다. 한국 라면이 낯선 중국 소비자에게 ‘고가’의 신라면을 내놓는다. 저렴한 중국 라면과 맛과 영양에서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고가전략이 제대로 먹히면서 ‘명품라면’이라는 이미지를 심는데도 성공했다.

단순히 '저렴하게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닌 '조금 비싸도, 건강하고 , 맛있는' 음식을 원하는 중국 중산층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한 결과다. 제품 차별화 전략의 성공으로 농심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전년대비 28% 급증한 1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농심이 1996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마지막은 홍보 및 마케팅 전략의 차별화다. 농심의 경우 중국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과 함께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주목했다. 온·오프라인을 모두 동원해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한류 열풍 주역들을 모델로 고용하고 옥외 TV, 버스 및 지하철 광고 등을 대량 쏟아내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중국의 한 중소 라면업체는 주 소비층인 학생들에게 신제품 라면을 무료 배포하고 “싸지만 맛있다”는 입소문 마케팅을 통해 시장입지를 다지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실제 시장 점유율과 소비자들의 라면 브랜드에 대한 입소문, 호감도 순위가 다르다는 조사 결과는 차별화 전략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중국보고대청(中國報告大廳)이 지난해 1~5월 주요 라면 브랜드의 온라인 시장 입소문 순위를 조사한 결과 1위는 일본의 닛신, 2위는 캉스푸, 3위는 퉁이, 4위는 농심이 차지했다. 호평을 받은 순위도 다르다. 중소업체인 난제춘(南街村)이 1위, 퉁이가 2위, 캉스푸와 닛신, 농심이 5위권에 올랐다.

◇중국 라면시장의 제왕, 캉스푸

중국 라면업계의 '거두' 캉스푸홀딩스유한공사(00322)는 1992년 중국 톈진(天津)에서 라면생산을 시작해 중국 대표 식·음료 대기업으로 성장한 대만계 회사다. 대만식품그룹인 딩신(頂新)국제그룹과 일본의 산요푸드가 각각 지분 30%가량을 보유하며 대주주로 있다.

라면 본고장인 일본의 기술력, 대만을 기반으로 한 중화권 특색 반영 등으로 중국 본토 라면 시장에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지난 1996년부터는 라면 외에 음료, 생수 및 과자 등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지난해 캉스푸의 중국 라면 시장 점유율은 판매량 기준 47.4%, 매출액 기준 57.1%에 육박했다. 중국인 10명 중 절반은 캉스푸 라면을 먹는다는 의미다.

2012년에는 미국 펩시와 손을 잡고 중국 내 펩시 모든 제품의 생산과 판매권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음료 및 생수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차·음료, 생수 등의 중국 시장점유율도 각각 51.8%, 23.6%에 육박했다. 

중국 경제 및 라면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면서 올 1분기 캉스푸 매출과 순익도 지난해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6.56% 급감한 23억2000만 달러, 순익은 전년 동기대비 16.63% 급감한 1억700만 달러에 그쳤다. 캉스푸 관계자는 “2분기에도 국내·외 시장환경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혁신과 차별화 전략을 통한 새로운 제품, 마케팅으로 점진적이지만 확실하게 실적을 회복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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