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GS칼텍스 북해산원유 수혈, 어떤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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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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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정유사업으로 돈을 벌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정유사들이 생존을 위해 원유 도입선 다변화, 원가절감, 신사업 등 팔방으로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중동 거래처의 눈치를 살피면서 기타 지역에서 저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수급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SK이노베이션 자회사)와 GS칼텍스가 북해산 원유 약 400만배럴 가량을 스팟 거래로 구매한 것 역시 단기적인 처방은 되지만 근본 해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양사는 지난해 국내 연간 총 북해산 원유 수입량 2462만배럴 중 약 16% 정도를 스팟 거래로 구매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측은 거래 파트너사와 정보보안 문제 때문에 단일 유종의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GS칼텍스측은 “원유 도입선 다변화 차원에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북해산 원유 수입은 정유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던 현대오일뱅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거래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역시 기존 중동산의 장기계약 위주 수급운영에서 벗어나 수익성 확보를 위해 스팟 물량에 적극 대응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S-OIL의 경우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를 통해 90% 이상의 원유를 조달하며 북해산 원유는 석유화학제품의 원료 용도로만 소량을 구입해 왔다. 

국내 업계는 그간 중동지역 장기 거래처와 파트너십을 고려해 스팟거래에 대해서 쉬쉬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는 정유사업 환경이 극도로 열악해져 앞뒤 가릴 처지가 못된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실제 최근 정유사들은 생존을 위해 마른 수건을 짜듯 운영비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수는 물론 수출시장에서도 경쟁이 심화돼 석유제품을 팔아 한푼이라도 더 남기려면 저가의 원유를 구매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업계가 그때그때 저가 매물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기존 장기계약 위주였던 원유수입구조가 단기거래 쪽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정부가 권장해온 국내 원유수입선 다변화의 전향적 변화로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앞으로 북해산 원유를 추가 구입할지는 정해진 바 없다”며 “향후 상황을 보고 조건에 맞으면 들여올 것”이라고 말했다. 운송비 부담을 상쇄할 정도로 북해산 원유 매물이 싸게 나올 경우에 한해 도입을 고려한다는 얘기다.

중동에 대한 의존도를 탈피해 유럽 등 기타 지역이 확고한 대체수입선이 되려면 가격이나 운송비면에서 보다 나은 조건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해 국내 알뜰주유소 등 석유제품 수입산을 우대하는 규제 완화가 정부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볼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정유사뿐 아니라 국제석유기업들은 최근 저유가 추세로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투자 축소, 비용절감, 구조조정 등 다양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는 “경영환경 악화 속에 정유사들은 다양한 수단으로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며 “지금은 일각에서 정유사의 매각설이 나돌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체질 개선을 통해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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