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26)] 백 투더 2020…57조 규모 ‘스마트홈’ 시장 ‘중국’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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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5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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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6일~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2015년 CES’에서 한 관람객이 중국산 고화질 대형 평면 스마트 TV를 바라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3600개 기업이 참가했고, 약 3만개의 신제품이 공개됐다. [그래픽 = 임이슬 기자 / 라스베이거스 = 중국신문망]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2015년 CES’에 참여한 중국 창훙그룹(長虹集團) 전시관 모습. [라스베이거스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1980년대 SF 영화 '백 투더 퓨처2'에서 그려진 30년 후 미래 2015년이 밝았다. 웨어러블 가상현실 안경, 하늘을 떠다니는 카메라, 채널 동시방송 평면 TV, 원터치 자동인식 시스템 등 영화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던 이 모든 것들이 이제는 일상이 됐다. '스마트 홈' 대중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스마트 홈'은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loT) 기술을 응용한 지능형 주택으로, 가전 및 IT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했다.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5)는 관련시장 확대가 임박했음을 보여줬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은 크게 삼성, 구글, 애플이 3파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복병으로 등장한 중국 기업의 공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 기업의 스마트홈 시장 진격 움직임은 이미 뜨거워진 기업간 기술경쟁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 13억 인구 모터 달고 '무한성장'
중국에서 스마트홈 이라는 개념은 90년대 후반 출현했으며, 중국 내 보급이 본격화 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다. 중국에서 스마트홈은 아직까지 신생산업이나 13억 인구, 인터넷과 모바일 산업의 급성장, 개인소득수준 향상 등의 여건을 고려할 때 그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

현재 중국 스마트홈 산업은 주로 호텔, 사무실, 별장, 스마트 도시 등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장 큰 수요를 갖고 있는 일반 주택에 스마트홈 시스템 활용이 보편화되면 중국 스마트홈 시장은 매우 빠른 성장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시장조사기관인 주니퍼 리서치(Juniper Research)에 따르면 2012~2020년 중국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150억 위안, 205억3000만 위안, 286억1000만 위안, 403억4000만 위안, 605억7000만 위안, 916억6000만 위안, 1396억5000만 위안, 2139억8000만 위안, 3294억1000만 위안(57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간 성장률은 2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중국 정부도 오는 2020년까지 loT 분야에 6000억 달러를 투자해 현지 기업을 집중 지원하겠다 밝히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loT 12차 5개년 발전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클라우드컴퓨팅 등 차세대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조성되는 새로운 정보화 도시를 일컫는 '스마트 도시' 시험구역 두 번째 명단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홈의 발전 및 상용화 방침을 밝혔다.

◆ 3대 전자업체들의 '스마트한' 변신
중국 가전업체들은 자체적으로 '가전제품의 스마트화' 전략을 속속 내놓으며 스마트홈 시장 진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얼(海爾)은 지난 1999년부터 15년에 걸쳐 스마트홈 산업에 착수해왔다. 지난해 1월 'CES 2014'에서 중국업체로는 최초로 가전, 조명제어, 가스 유출, 용수 누수 감시 기능 등을 갖춘 스마트홈 시스템 'U-홈(Home)' 솔루션을 출시하며 스마트홈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한 하이얼은 같은 해 3월 하이얼 U+ 스마트 라이프 운영체제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애플이 발표한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HomeKit)의 공급업체로 선정돼 하이얼의 기술력을 또 한번 인정받았다. 

메이디(美的)는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의 '2014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M-SMART(스마트)' 시스템을 발표하고, 모든 상품의 홈 오토메이션화를 실현해 1000만명 이용자 확보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창훙(長虹)도 지난해 7월 칭다오에서 열린 '중국 국제 가전 박람회'에서 스마트 기능이 결합된 TV, 냉장고, 에어컨을 선보였고, 'CHiQ'라는 브랜드로 출시하면서 가전 스마트화 대열에 합류했다. 

◆ 스마트홈 新조류 '차이나 동맹군'
중국 스마트홈 시장의 새로운 전략 트랜드는 중국 기업들간의 '합종연횡'이다. 전통 가전업체들은 로컬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대형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경쟁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전업체와 IT기업의 결합은 가장 대표적인 합작 모델로 떠올랐다. 

중국 최대 IT기업 알리바바는 지난해 메이디와의 합작을 성사시키며 스마트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알리바바 OS(운영체제) 개발업체 알리윈(阿裏雲)이 개발한 OS를 메이디의 가전제품에 응용하는 것이 합작사업의 골자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하이얼과 손잡고 홈쇼핑 맞춤형 스마트 TV인 '하이얼-알리 TV'를 공동 출시하기로 합의하며 스마트홈 시장으로의 본격진출을 알렸다. 하이얼-알리 TV는 하이얼이 제작한 TV 본체에 알리바바의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결합시켰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알리바바는 지난 2013년 투자에 나선 미국의 스마트 리모콘 개발업체 필(Peel)사에 5000만 달러 재투자를 결정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 움직임도 드러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그룹은 지난해 12월 메이디와 합작을 체결하고, 스마트가전 개발 및 스마트홈 채널 확대, 빅데이터 분석 등 영역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메이디는 징둥 합작사 중 최초로 연간 매출액 100억 위안을 달성한 전자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징둥은 이달 스마트 가전제품 전용 판매사이트인 '스마트관(http://smart.jd.com)'을 구축했으며, 징즈(京智)라는 모바일 앱(APP)을 개발해 이용자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小米)는 스마트폰에서 TV, 박스, 라우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종합 전자회사로의 도약과 함께 스마트홈 시장 진출을 꾸준히 준비해왔다.

샤오미는 지난해 12월 대표 가전기업 메이디의 지분 1.29%를 12억6600만 위안에 매입, 스마트홈 플랫폼 공동 구축에 합의하며 스마트홈 시장의 강자로 올라서기 위한 본격 작업에 착수했다. 양사는 첫 합작제품으로 스마트에어컨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샤오미는 스마트 콘센트, 스마트 웹캠, 이라이트(Yeelight) 스마트 전구, 스마트 원격제어센터 등 4종류의 스마트홈기기를 공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공기 오염도와 필터 교체시점을 스마트폰에 전송해주는 스마트 공기청정기도 출시했다.

이어 샤오미는 지난달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긱파크 이노베이션 페스티벌에서 스마트폰으로 가정 내 조명·온도·보안 카메라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홈 스위트' 세트를 공개했다. 최근에는 야밍(亞明) 양광(陽光), 훙옌(鴻雁) 등 13개 조명기업과 합작을 맺고, 향후 스마트 조명 개발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다른 중국 대표 스마트폰 제조업체 메이주(魅族∙Meizu) 또한 지난달 21일 하이얼과 함께 스마트홈 플랫폼 구축을 위한 동맹을 맺었다. 이번 합작으로 메이주 스마트폰을 통해 하이얼 스마트 가전 제품을 모두 원격제어 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

최근 메이주는 발표회를 통해 100여 개의 스마트설비에 응용할 수 있는 라이프킷(LifeKit) 시스템을 공개했다. 또 하이얼, 알리바바와 제휴를 맺고 '스마트생태권'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스마트홈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IT 기업만이 아니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완다(萬達)그룹은 중국 대표 가전업체 TCL과 손잡고 스마트홈 시장 진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달 TCL 그룹의 전액출자회사 '시윈(喜韻)투자'는 지난해 12월 성공적으로 홍콩증시에 상장한 자회사 '완다상업부동산'의 지분을 1억 달러에 매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또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그룹 또한 하이얼과 300억 위안 규모의 합작을 체결했다. 부동산 개발업체와 가전업체의 동맹은 주택, 호텔, 영화관, 백화점 등에 대한 스마트 가전 보급을 통해 기업의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전업체와 IT기업의 제휴에 이은 강력한 합종연횡 조합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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