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듀’ 서울역 앞 대우인터내셔널, 인천 송도서 ‘새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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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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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내셔널 신사옥이 마련된 인천 송도지역 랜드마크 동북아무역센터(NEATT) 전경 [사진=대우인터내셔널]
 

아주경제 (송도) 이소현 기자 = 원조 ‘미생(未生)’대우인터내셔널이 40여년 서울역 앞 생활을 마무리하고 ‘송도 시대’를 열었다.

26일 1000여명의 대우인터내셔널 국내직원들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인 동북아무역센터(NEATT) 9~21층서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 23~25일간 진행된 대규모 본사 이전에는 5t 트럭 90여대, 이삿짐 업체 인원 200여명이 동원됐다.

이날 출근 시간 30분 전부터 낙성대, 범계역 등 서울 및 경기 거점에서 직원들을 태운 24대 셔틀버스가 줄이어 동북아센터 건너편 센트럴 파크 앞에 정차했다. 셔틀버스를 타기위해 이른 아침부터 서두른 직원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신사옥으로 출근하는 첫날이라 그런지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고개를 힘껏 젖혀야 쳐다볼 수 있는 지상 68층 높이의 동북아센터 내·외관을 사진으로 담는 직원들도 종종 보였다.
 

동북아무역센터에 자리잡은 대우인터내셔널 신사옥 사무실 내부, 정리를 마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대우인터내셔널]


대우인터내셔널의 사옥 이전은 단순한 지역 이동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사실 서울역을 마주보는 지역은 대우타운이라 불러도 무방했다. 대우센터(현 서울스퀘어)를 중심으로 연세빌딩 등 대우그룹 계열사 건물이 모두 몰려 있었다. 그룹 해체 후 대우센터도 팔렸지만 대우인터내셔널은 서울역 앞에 여전히 머물러 있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사옥 이전으로 수출 드라이브의 상징물이자 한국경제의 압축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서울역은 역사의 뒤로 물러났다.

이전하는 송도도 대우인터내셔널에게는 잊을 수 없는 곳이다. '세계경영'을 통해 대우그룹이 확장 일로를 뻗어가던 1990년대, 김우중 당시 회장은 그룹의 새 미래는 중국에서 찾아야 한다며 서해안 시대 개막을 위한 중국진출의 전초 기지로 송도를 낙점했다. 김 전 회장은 이곳 송도에 서울역 앞 대우센터보다 훨씬 큰 ‘제2 대우센터’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비록 김 회장의 꿈은 그룹 해체와 함께 무너졌지만, 대우인터내셔널은 여러 길을 돌고 돌아 결국 송도에 새 둥지를 마련했다.

한 때 바다였던 송도는 현재 동북아무역센터와 같은 초고층 빌딩들이 속속 자리를 잡으면서 때 아닌 ‘삼둥이’신드롬으로 근래 가장 떠오른 도시가 됐다. 여기에 대우인터내셔널의 입주로 주변 상권들도 들썩이는 모습이며 송도동 일대 전세가격은 500만~2000만원 가량 올랐다. 주변 상가 및 버스정류장 앞에는 ‘대우인터내셔널 입주 축하 전·월세 싸게 드립니다’, ‘오피스 용품 배달 가능합니다’라는 현수막도 곳곳 눈에 띄었다.
 

대우인터내셔널 신사옥 9층에 마련된 비즈니스센터 내부 모습, 사업소개 홍보 전시물과 직원들을 위한 회의실, 카페, 휴식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사진=대우인터내셔널]


대우인터내셔널의 입주를 맞아 동북아센터 내 입점해 있는 9층 카페에서는 입주 첫날 환영의 의미로 직원들에게 무료 아메리카노를 제공해 장사진을 이뤘다. 앞으로 판매하는 수익금 전액을 다문화가정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쓸 예정이다. 12층 직원식당에서는 작은 이벤트와 형형색색 풍선들로 임직원들 맞을 준비가 한창이었다. 2층에 562㎡(170평) 규모로 마련된 니트 꿈나무 직장어린이집은 올 3월 2일 개원을 목표로 현장 직원들의 바쁜 손길이 이어졌다.

드라마 미생속의 사무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한 사무공간은 채 풀지 못한 박스들이 여자 키만큼 쌓여있고 직원들은 각자 자리에 배달된 짐들을 풀고 정리하는 데 여념 없었다.

사옥 이전이 결정되면서 초반 직원 이탈에 대한 우려와 달리 쾌적해진 환경에 직원들은 밝은 모습이었다. 대우인터내셔널 한 직원은 “통근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져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기존에 없었던 회의공간, 휴식공간, 사내카페 등 근무 환경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송도에서도 랜드마크로 부각되는 상징성 있는 건물을 사옥으로 매입하면서 건물을 통한 브랜드 마케팅, 사업의 다각화,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 등 시너지 효과 발생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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