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하이드 지킬 나',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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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2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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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지킬 나[사진 제공=SBS]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SBS 새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욕망·쾌락·분노·증오의 화신. 강간·협박·폭행·살인을 서슴지 않는 사이코패스’ 하이드로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추악한 욕망을 고발한 고전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뒤집은 것이다. 원작과는 반대로 사랑 따위 모르는 극한 이기주의자 지킬과 사랑이 넘치는 하이드를 설정해 악하지만은 않은, 사람을 해하려는 욕망보다 사랑하려는 욕망이 큰 인간의 내면을 그린다고 했다.

헌대, 드라마를 보고 있자니 신선한 소재와 톱 배우들로 전형의 전형을 만들어낸 제작진을 사랑할 욕망이 들지 않으니 큰일이다.

22일 전파를 탄 ‘하이드 지킬, 나’ 첫 방송에서는 꿈으로 가득 찬 테마파크에서 유일하게 웃지 않은 오너 서진(현진)이 제 안의 ‘친절한 하이드’ 로빈을 숨기고 ‘냉혈안 지킬’로 살아가기 위해 “여자 금지, 스킨쉽 금지, 흥분 금지”를 모토로 사는 처절한 노력이 그려졌다.

근데 제 잘난 맛에 살면서 상대 입을 턱턱 막아버리는 화법까지…어쩐지 너무 낯이 익다. 2011년 자사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이미 익히 열광하던 바로 그 현빈이다.

“MP3 아니 MSP(맥박, 호흡, 혈압, 체온 수치를 반영한 신체 바이오 지수)”라는 웃지 못할 농담은 그렇다고 치자. 구서진이 제가 쓴 안경으로 MSP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모습은 로맨틱 코미디 남자주인공이 아니라 ‘아이언맨’쯤으로 보인다. 병원 장면도 마찬가지. 병원에서 “왜 못 들어가게 해요? 여기가 뭐 다 구서진씨 땅이에요?”라며 욱하는 장하나(한지민)에게 구서진 비서가 던진 “네, 모두 그분 땅입니다”라는 절망적인 대사보다 슬픈 건 “좋아. 네 땅 안 밟는다”며 건물과 건물을 줄타기로 이동하는 서커스 단장 장하나의 모습이다.

통통 리듬감이 느껴지는 대사와 차갑지만 어딘지 유쾌한 남자 주인공은 현빈의 히트작 ‘시크릿 가든’을 빼다 박았고, 정의롭고 정 많은 여주인공은 어느 한 작품을 꼽을 수 없이 많이 봐 온 캐릭터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하이드 지킬, 나’를 위해 만들어진 말은 아닐 텐데 1회 히든카드라 불리며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도 공개하지 않은 조악한 CG의 고릴라마저 영화 ‘미스터 고’에서 본 것이니 말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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