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비스 '지분매각' 불발에 뚝… 모비스는 '지배구조' 기대에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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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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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추락하자 현대모비스는 뛰어올랐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부자가 무산된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다시 시도해 지주 격인 현대모비스 주식을 늘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정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재편이 이런 주식 갈아타기를 통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얘기다.

13일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5.00%(4만5000원) 하락한 25만5000원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11.55% 뛴 26만5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정 회장 부자는 12일 현대글로비스 주식 502만2170주(13.4%)를 장외에서 블록딜로 팔겠다고 국내외 기관투자자에 알렸으나 불발됐다.

이번 블록딜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에서 맡았었다. 희망 매각가는 11일 종가(30만원)보다 7.5~12.0% 낮은 주당 26만4000원~27만7500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런 할인율에도 현대글로비스에 흥미를 가진 투자자가 나서지 않았다.

정 회장 부자는 표면적으로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분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40%가 넘는 지분을 규제를 받지 않아도 되는 30% 미만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매각대금으로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일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모비스는 최대 계열사인 현대차 1대주주로 사실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애초 유력 시나리오는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해 일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분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투자심리는 크게 나빠졌다. 양도세(차익 20%)를 부담하면서까지 매각을 시도했다는 점도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에 대해 "현대차그룹 정점으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프리미엄을 부여해왔으나, 지배구조 이슈로 프리미엄이 축소될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26만5000원으로 낮췄다.

매각이 불발됐으나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본격 시동을 건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현대모비스 주가가 뛴 것도 이에 따른 기대감 덕분이다. 이 회사뿐 아니라 현대제철, 기아차 주가도 각각 1.47%와 2.26% 상승했다. 현대차도 1.13% 올랐다.

앞으로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블록딜이 재추진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애초 유력했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 합병설이 다시 나오고 있다.

김충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매각 이슈와 중간지주 관련 법안 통과가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당분간 현대글로비스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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