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중국 부동산 업체 성적표 공개...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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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0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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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헝다 목표 30% 초과달성, 뤼디 완커는 매출액 2000억 위안

  •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이윤공간 축소, 중소업체 도태 예상, 2015년 인수합병 이어질 듯

[사진=중국신문사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속속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지난해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헝다(恒大) 부동산은 7일 지난해 매출이 1315억1000만 위안(약 23조2760억원)으로 목표치인 1100억 위안을 30% 초과달성했다고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해 중국 신규주택가격이 8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고정자산 투자가 위축되는 등 시장의 침체기조와는 상반된 결과다. 

헝다만이 아니다. 헝다 등과 함께 매출 1000억 위안 이상의 중국 부동산 대기업에 속하는 비구이위안(壁桂園)도 지난해 매출 1288억 위안을 기록하며 목표치였던 1280억 위안을 초과달성했다. 제일재경일보(第日財經日報)는 7일 부동산 시장 버블 붕괴 우려 속에 나온 이들 기업의 '화려한' 성적표는 시장회복의 '조짐'이라기 보다 좁아진 시장에서의 '양극화' 심화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반적으로는 실적이 기대를 밑도는 상황에서 그나마의 '돈'도 전부 상위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3,4선 도시에 집중 투자하는 중소 부동산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도 점차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뚜렷해진 둔화색은 대다수 기업이 매출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매출규모 100억 위안 이상의 개발업체 중에서도 절반 이상이 올 초 제시한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과 중국 부동산평가센터가 공동으로 발표한 '2014 중국 부동산 매출 100위 기업'에 따르면 20곳의 표본조사 기업 중 단 8개 기업만이 지난해 매출 목표를 달성했으며 나머지 12개 기업의 목표 달성률은 76~90% 사이에 그쳤다.

화룬즈디(華潤置地), 바오리(保利)부동산, 푸리(富利) 부동산 등 기업의 달성률은 90% 이상이었지만 룽성(榮盛)발전, 중쥔즈예(中駿置業) 등의 달성률은 80%에도 못 미쳤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이후 시장이 급격이 침체되고 3,4선 중소도시는 물론 하락세가 1,2선 대도시까지 번지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악화된 때문으로 분석됐다.

목표달성률이 아닌 매출액만을 두고 볼 때 대기업은 '잘 나가고' 중소기업은 '뒤쳐지는', 소위 양극화 현상도 더욱 뚜렷해졌다. 이에 중국 부동산 시장의 '구조 조정'과 함께 관련 기업이 연속 도산 위기를 맞는 것이 아니냐는 비관적인 추측도 제기됐다.

중국 부동산시장정보업체 지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00억 위안 이상 기업은 오히려 늘어났다. 100억 위안 이상 기업은 총 80곳으로 전년대비 9개가 증가했으며 총 매출 규모는 2조8000억 위안으로 전체 시장의 무려 40%를 장악했다.

이 중에서도 매출 톱10, 톱 20위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7.2%, 23.2%로 전년 대비 3.5%포인트, 4.3%포인트씩 확대됐다. 10위권 진입기준도 554억 위안에서 658억 위안으로 높아졌다. 이는 상위권 기업의 수익은 계속 급증하고 이에 따라 중소업체는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음을 반영한다.

매출 상위권 기업 안에서도 또 다른 양극화 현상이 포착됐다. 매출 1000억 위안 이상 기업을 1진, 300억~1000억 위안 사이를 2진, 100억~300억 위안 매출기업을 3진으로 분류할 때 3진에 속하는 기업이 전체 80곳 중 61개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3진 기업의 매출평균은 1진 기업의 9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1진에 속하는 기업은 지난해 매출 1위를 차지한 뤼디(綠地), 완커(萬科), 완다부동산, 바오리, 헝다, 비구이위안, 중하이(中海)부동산 등 총 7곳이다. 특히 1위 쟁탈전을 하고있는 뤼디와 완커는 지난해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무려 20% 이상 급증, 2000억 위안(약 35조4000억원) 고지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장 침체 속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올 한해 중국 부동산 시장의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신문은 예상했다. 새해 벽두부터 2곳의 부동산 개발업체 디폴트 소식이 흘러나온 것이 그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CRIC는 "단기적으로 중국 부동산 기업의 '위(危 위기)'가 '기(機 기회)'보다 훨씬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윤 감소로 일부기업의 적자, 도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더신자본(德信資本·Topina capital) 대표도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중소기업의 현금 유동성이 위축, 올 2,3분기 경영 상황이 최고로 악화될 것"이라며 "결국 2015년은 부동산 업계의 인수·합병(M&A)의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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