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폭락] 미국 추가제재에 발끈? 러시아 구하기 나선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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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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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열린 APEC에서 오바마, 푸틴, 시진핑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사 ]


아주경제 한준호·김근정 기자= 러시아의 금융과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제재에 나섰다.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 유럽의 경제제재가 러시아를 궁지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경계감이 러시아 증시와 루블화 매도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루블화는 지난 16일 달러당 78루블까지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날 루블화의 폭락으로 1998년 발생한 러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기 시장에 퍼졌다.

러시아가 궁지에 몰리자 1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지난 3월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에 대한 미국의 무역투자 및 금융지원을 금지하고 재무부에 크림반도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에 대한 제재 권한을 부여하는 등 러시아 추가 제재에 나섰다.

또다시 미국이 전면에 나서자 이번에는 중국이 러시아에 지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목된다.

첸장완바오(錢江晩報)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20일 "중국은 힘 닿는 대로 러시아를 도울 것"이라 밝혔다고 21일 보도했다.

왕 부장은 20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은 국제정세 변화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현 상황에서 중·러 간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은 러시아가 현재 직면한 문제를 극복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믿는다"면서 "중국은 러시아가 원한다면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러시아를 지원할 것"이라고 중국 측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도 "최근 중·러 양국이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상황에서 루블화 가치가 폭락, 중국 측이 손해를 본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하고 "그러나 이는 최근 서방 국가의 러시아 경제제재 등에 따라 심화된 것"이라며 러시아 측의 '과오'가 아님을 확실히했다.

아울러 "통상무역 결제에서는 위안화 비중이 높아 양국 무역 등 경제협력은 '이상 무(無)'"라며 " 올해 통상규모 1000억 달러 돌파 목표도 실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국이 에너지, 제조업 등 상호보완이 필요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점도 러시아의 경제 상황 및 국제적 '처지'가 양국 협력을 흔들 수 없는 이유로 언급됐다.

앞서 카자흐스탄을 방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글로벌 경제 회복이 더디고 각 회원국들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회원국들이 함께 협력해 이를 이겨나가야 한다"면서 러시아를 지원할 뜻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SCO는 중국·러시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등 6개국이 설립한 정부 간 협력기구다.

지난 18일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을 통해 " 중국은 루블화 환율변동과 러시아의 대응을 눈여겨보고 있으며 러시아가 능히 이를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SCO 회원국과 함께 협력해 회원국의 경제구조 개혁, 신(新)성장동력 발굴 등을 돕고 공동의 발전과 안정을 이룰 것"이라며 SCO 틀 안에서 러시아를 적극 도울 뜻을 전달했다.

이렇게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표명한 배경에는 중국의 미국 견제 논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경제 위기가 국제유가 하락뿐 아니라 미국의 경제제재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중국은 미국과의 G2 대결이라는 측면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에도 리커창 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해 에너지·금융·기술 분야 등 40개 항목에 걸친 협정에 서명한 바 있으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중국과 러시아가 1500억 위안(약 25조9700억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교환)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러시아 정부도 서방국가의 제재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심화시킬 방침을 세우고 있어 중국의 러시아 지원 표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낼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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