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윤일병 사망사건 해법 엇갈려...“교육환경 변해야” VS “김관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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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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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월7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임명 이후 처음으로 서부전선 최전방 GOP(일반전초) 부대를 방문, 현장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사진=국방부 제공]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여야는 최근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 28사단 윤모 일병 사망 사건에 대해 비통한 입장을 표하면서도 해법을 놓고는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비슷한 시기에 불거진 김해 여고생 사망사건과 연계해 교육환경 정책 변화와 병역제도 개선을 대안으로 제시한 반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등은 윤 일병 사망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책임론을 강조하며 화살을 청와대로 겨냥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두 사건의 진상조사를 통해 일벌백계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사건 전말을 샅샅이 조사해 인면수심 가해자와 방조자 모두 철저한 처벌과 문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이번 사건들은 모두 아주 잘못된 교육환경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우리나라 교육당국자들은 깊은 고민을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윤 일병 사건은 ‘군기 문란 사건’이라기보다는 학교 교육의 비정상적 문제점이 젊은 세대의 도덕관념 상실과 타인에 대한 이해심·동정심 부족 등을 야기하면서 드러낸 우리 시대의 비극적 자화상이란 점을 지적한 것이다.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도 이 자리에서 “군대라고 하는 사회는 우리 대한민국 사회의 극히 일부분이고, 사회의 병리현상이 그대로 군 조직에 접목된다”면서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사회 병리현상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어 “어느 직원 하나가 책임진다고 해서 이번 사건 같은 것들이 완전히 해결되고 앞으로 유사사건이 안 일어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이번 기회에 이를 해결할 어떤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의원은 병역제도 개선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심 의원은 “2006년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을 검토했다가 삭제됐던 부대 재배치 청구권을 다시 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가혹행위에 대한 군내 처벌 강도를 지금보다 훨씬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전날 당내에 ‘윤 일병 사건 대책 태스크포스(TF)’를 설치·가동을 결정했다. 국회 국방위 및 법제사법위 소속 의원이 주축이 될 TF는 윤 일병 사건의 철저한 원인 분석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사건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국방장관 재직 시절 발생한 사건이란 점에 주목해 김 실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김관진 실장은 사건을 다 알고도 국민에게 회식 중 윤 일병이 사망했다고 거짓으로 알렸다”며 “김 실장이 이 부분에 책임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도 “이번 윤일병 사망 사건으로 인해 28사단 소속 연대장, 대대장, 포대장까지 처벌했다”면서 “김관진 실장이 진정 군인이라면 비겁하게 부하들에게 책임을 돌리지 말고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왜 김관진 안보실장을 싸고 도는지 국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국가혁신 차원에서 병영문화를 개선한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당장 김관진 실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은 윤일병 사건 발생 당시 김관진 실장이 사건의 진상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도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세월호 참사 때 청와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의혹이 윤일병 사망 사건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한편 박영선 위원장은 이날 법사위, 국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과 함께 논산의 육군훈련소를 방문해 신병 수료식에 참석하는 등 이제 막 군 생활을 시작하는 훈련병들의 생활 실태를 점검했다.

박 위원장은 훈련병들을 만나 “여러분들 자대에 배치 됐을 때 다시는 윤일병 사건 같은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오늘 저희가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격려했다.

한 훈련병 부모가 마음놓고 아이를 군대에 보낼 수 없다고 걱정하자, 박영선 위원장은 “훈련병들이 자대에 배치되면 공중전화밖에는 소통이 안 된다고 들었다“면서 “소통을 어떻게 군대 답게 할 수 있는지, 더 연구해서 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자녀들을) 군대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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