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진호, 프로게이머 딱지 뗀 '진짜'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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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3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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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10년 동안 빠져 살았던 프로게이머 생활을 접고 방송인의 길을 선택한 홍진호(31)를 올해 초 처음 만났다. 당시 그는 새로운 직업에 대한 기대감만큼 걱정과 고민이 많아 보였다. '처음 도전하는 방송 일을 잘할 수 있을까', '거친 방송 생활을 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겁도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5개월이 흘러 지난 22일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 본사에서 다시 만난 홍진호는 어느새 방송인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방송물 좀 먹더니 잘생겨진다'는 표현으로는 뭔가 부족했다. 단순히 외모가 더 나아진 것이 아니라 사진 찍는 포즈에는 여유로움과 자신감이 묻어났다. 대화는 한결 가벼웠고 표정 역시 밝아졌다.

"제가 방송계에서 특출나게 무언가를 잘한 것 같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5개월이었습니다. 발음이나 말투 등 방송인으로 부족한 부분을 갖고 있는 건 분명했고, 그저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이었으니까요. 애초에 어디까지 가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이쪽 일을 꾸준히 하고 싶다는 욕심이었는데 이제는 방송인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방송인이 된 것 같아요."
 

[사진=남궁진웅 기자]


연예인이 다 된 것 같다고 말하자 홍진호는 장난스레 웃으며 "살이 많이 빠졌다"고 답했다. "좋아하던 술을 끊고 다이어트에 집중했다. 미용실에 다녀오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너스레를 떠는 모습에서 여유로운 모습도 엿보였다. 그러면서도 방송에 대한 질문을 답할 때면 어느새 진지한 목소리로 제 생각을 이어나갔다.

"아무래도 경험이 많이 쌓인 것 같아요, 프로게이머 활동 당시 방송 경험이 있었지만 이건 전혀 다른 거잖아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많이 소심했는데 지금은 조금씩이지만 나아지는 모습이 보이니까 아무래도 기분이 좋죠."

'떼토크'에 대한 자신감도 어느 정도 붙었다. "가장 어려운 방송 포맷이 '떼토크'였다"는 그는 "이제는 간신히 살아남을 정도가 됐다"고 털어놨다.

"tvN '더 지니어스'는 제 생각을 말하고 그걸 표현하면 그만이지만 떼토크 같은 경우에는 제가 비집고 들어갈 틈 찾기가 힘들더라고요. 아직도 tvN '로맨스가 더 필요해'를 보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버티는 모습이 보일 거에요. 가끔은 살아남지 못하고 죽어있을 때도 있고요.(웃음) 하지만 짧게나마 경험이 있으니 무조건 '게스트는 이겨야겠다'는 목표로 방송에 임하고 있습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자신을 스스로 "아직 많이 부족한 방송인"이라고 정의한 홍진호였지만 어느새 자신의 위치를 위해 차근차근 내실을 다져나가고 있다. 두뇌 게임 프로그램이 기획되면 캐스팅 1순위로 손꼽히는 출연자이며 여성 출연진과 달달한 '썸'을 보여주는 상대방 역시 그였다.

'더 지니어스'에 이어 JTBC '크라임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홍진호는 "어눌한 말투와는 어울리지 않게 머리를 써서 추리하는 모습에서 시청자가 묘한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아직 나만의 스타일을 가지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방송인이면서도 일반인의 모습을 보이는, 중간인의 애매한 입장이 공감도 더 잘되고 편하게 느끼는 힘이 된다"는 생각을 덧붙였다.

홍진호는 화려한 입담이나 수려한 외모, 뛰어난 몸개그 실력을 갖춘 방송인은 아니다. 하지만 반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색을 갖고 시청자의 웃음을 자아내는 그는 어느새 프로게이머의 딱지를 뗀 '진짜' 방송인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조금씩, 그리고 차근히 발전해나가는 홍진호가 완벽한 방송인으로 날개를 펼칠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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