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강·현대제철, ‘국산 둔갑’ 수입산 불량 철근 수입상 검찰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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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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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롤마크를 위조해 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철근이 최근 잇달아 발견되면서 국내 철강 업계가 강경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한국철강협회는 이 같은 부적합 철강재의 무분별한 유입이 국민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오는 11일 국회에서 건설 안전 강화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지난 4일 자사 롤마크(KDH)가 찍힌 중국산 철근을 부산항 등을 통해 총 2000t을 불법 수입, 유통한 수입업체 S사 및 임직원 2명을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현대제철 또한 자사 롤마크(KHS)가 찍힌 중국산 철근 수입상을 7일 형사고소 했으며 철강협회는 이들 수입업체를 고발 조치했다.

한국산업표준(KS)은 위조나 혼용 사례를 막기 위해 철근 1.5m 간격마다 제품의 원산지, 제조자 등이 표시된 롤마크를 새기도록 2010년 6월부터 의무화 하고 있다. 롤마크의 첫 이니셜에 한국은 ‘K’, 중국은 ‘C’, 일본은 ‘J’를 각각 새겨 넣어 원산지를 구분하여 표시하고 있다.

이처럼 철강업계가 부적합 수입산 철강재에 대해 강경한 대응에 나선 데는 부적합 철강재의 무분별한 유통이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고려됐다.

실제로 대한제강의 위조 롤마크가 찍혀 유통된 철근의 경우 제품의 중량이 기준치 대비 13%나 미달돼 건설공사에 도저히 쓸 수 없는 불량 철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철근은 모든 건설 공사의 기본이 되는 자재라는 점에서 불량 철근이 적용될 경우 건축물의 안전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파트 99㎡(30평) 기준으로 철근 사용량은 약 5t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에 적발된 불량 철근을 적용했을 경우 약 650kg의 철근이 적게 들어간 것과 같아 그만큼 하중을 견디는 힘이 약해진다. 이를 25층 100세대 기준 아파트 한 동 전체로 확대할 경우 총 65t의 철근이 적게 투입됐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올 들어 철근 수입이 급증하면서 이 같은 불량 철근이 얼마나 시중에 유통됐는지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철근은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총 30만t이 수입됐으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26만5000t이 수입됐다.

철강협회는 지난 5월 개정된 건기법에 따라 수입 철근 100t마다 품질시험을 거쳐야 한다는 규정을 대입한다면 이번에 적발된 불량 철근 4000t의 경우 총 40회의 품질시험을 시행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품질시험 결과가 게재되는 건설사업정보포털시스템(www.calspia.go.kr)에는 불량 철근 4000t에 대한 품질시험 결과가 없다.

한편, 철강협회는 H형강 또한 중량 미달의 부적합 철강재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건설용 철강 자재 전반에 대한 실태 파악 및 철강자재 안전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김성태 의원 주최로 ‘건설안전강화를 위한 철강산업의 역할’ 세미나를 갖는다.

철강업계에서는 한국산업표준에 따른 인증을 취득하지 못한 중국산 철근이 국산으로 둔갑 판매됨에 따라 국내 제품에 대한 품질안전 불신까지 이어지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롤마크 위조 및 불량 철강재 수입유통 행위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 강경히 법적 대응하겠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이번 위조 불량 철강재 수입·유통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국민 안전 위협의 가능성을 근절하고 건전한 철강 유통시장 확립을 위한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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