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중국기업의 '군책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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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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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마윈 회장.[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군책군력(群策群力). 우수한 인재들의 지혜를 한데 모아 활용한다는 뜻이다. 과거 한나라 유방이 휘하 장량·한신 등 도움을 받아 항우를 대파한 것에 빗대 나온 말이다. 당시 항우는 자신의 용기만 믿은 나머지 부하를 활용하지 못했다.  비슷한 말로 집사광익(集思廣益)이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지난 2009년부터 마윈 회장을 포함한 27인의 파트너가 함께 비전을 공유하며 회사를 이끌어 가는 공동 경영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이른바 '알리바바와 27인의 갑부들'이다. 파트너가 되는 조건은 까다롭다. 5년 이상 근속, 뛰어난 리더십, 기업문화 이해도와 기업 발전 기여도가 기준이다. 마윈 회장은 매년 파트너를 늘리며 회사에 새로운 피를 수혈해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PC업체인 중국기업 레노버의 총사령탑은 양위안칭 CEO다. 하지만 레노버의 모든 결정은 그를 포함한 10명의 이사회 임원, 'LEC(Lenovo Exexcutive Committee)’가 함께 결정한다. LEC 임원진 출신국가의 절반은 미국·네덜란드·이탈리아·영국·캐나다 등 외국인이다.  이들은 매달 한 번씩 함께 모여 회사의 주요 사항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결정은 과반수가 아닌 토론을 거쳐 이뤄진다. 전 세계에 3만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 레노버는 이를 통해 국경없는  ‘레노버 맨’을 키우는데 주력한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지난 2011년부터 CEO 순환제를 실시하고 있다. 'EMT(Executive Management Team)'라 불리는 화웨이 특유의 임원관리팀 일원 중 3명이 선발돼 반년씩 번갈아 가며 CEO를 맡는 제도다. 한 사람의 결정력과 통찰에 의존하는 것보다 그룹을 이룬 CEO가 올바른 결정을 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알리바바, 레노버, 화웨이의 목적은 하나다. 우수한 인재들을 널리 활용한다는 군책군력과 집사광익을 위함이다. 인재에 목말라 하는 대한민국 기업들도 능력 있는 인재를 등용할 획기적인 시스템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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