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규 칼럼] 꽉 막힌 중국기업의 한국투자 물꼬를 트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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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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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연달그룹 조평규 수석부회장


한국의 어느 지방을 가더라도 단체장은 외국자본의 유치를 역설한다. 특히,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중국기업의 유치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도지사, 시장, 군수의 입장에서 보면 관내의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하고, 경제가 활성화되어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많이 걷어야 부족한 재원을 조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기업의 유치실적은 걸음마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왜, 중국기업은 한국에 투자 하지 않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한국투자에 대한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널리 알려진 대로 년간 7%대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나라다. 중국은 매년 1500만의 인구가 대도시로 유입되고 있어 어떤 분야에 투자하더라도 투자 수익률이 높고 탄탄하다.

한국은 몇 년 전부터 경제성장이 급속히 둔화돼 3%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게다가 중국 기업들은 한국에 투자를 하려고 검토하다가도 곳곳에 잠재되어 있는 규제와 공무원들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실망하고 발길을 돌리기 일수다. 한국의 6-70년대의 고도 성장기의 공무원들은, 외자유치활동에 며칠간 밤샘을 하고도 공복으로서의 자부심에 피곤 할 줄 몰랐다.

중국공무원들이나 기업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에 투자하려고 해도 상당한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첫째, 한국의 공무원들은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지 않다. 둘째, 한국에는 투자 유치를 가로막는 규제가 너무 많다. 셋째, 한국의 시장 규모가 작아 투자 매력이 많이 떨어진다. 넷째, 강성 노조가 출현 할까 봐 불안하다. 다섯째, 한국에는 언론과 사회단체의 비기업적인 정서가 너무 강하다.

이같이 외국의 투자유치를 가로 막는 진입장벽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투자유치에 적극적이지 않고 규제가 많은 것은 모두 정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무를 처리하는데 공무원 자기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하겠다면, 무상으로 토지를 50년이나 100년 사용 할 수 있도록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기업의 투자유치는 정부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우리와 달리 중국은 사회주의 경제체제로, 해외투자의 결정은 정부의 입김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투자결정을 B2B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중국정부를 설득하는, G2G의 역할을 수행하여 빗장을 여는 일은 정부가 앞장서서 해줘야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업이 외국에 투자를 하는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기업은 무슨 자선 사업을 하는 단체가 아니다. 기업은 돈이 된다면, 사막이나 남극, 북극의 열악한 지역도 마다하지 않는다. 투자를 유치하는 측에서는 투자기업에게 상당한 특혜를 주고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다. 특혜에 대한 반대자들은 한국기업과의 형평성과 역차별 이라고 시비를 건다. 그러나, 그런 주장을 하는 부류들은 투자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지 못하거나, 돈을 쌓아 놓고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회 단체나 노조의 지도자들도 투자유치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투자를 유치하는데 도움이 된다. 외국기업들이 투자도 하기 전에 반대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만나 안심하고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성숙한 태도 아닐까?

몇 년 전만 하여도, 중국의 지방정부의 공무원들은 기업인들을 대동하고 한국기업의 중국유치를 위하여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며, 상당한 특혜를 약속하는 유치 전략으로 우리의 알짜배기 제조업체들을 뺏어 갔다. 심지어 한국의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도 발 벗고 나서서 중국으로 우리기업들을 내 모는데 앞장서기도 하였다. 참으로 한심한 행태였다고 생각한다. 관내의 작은 기업일망정 일자리를 제공하고 납세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단체장은 밖으로 나가는데 도움을 주고 붙잡는데 소홀 하였음을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중국으로 가지 않을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기업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의 지방정부는 외국으로 가는 그들의 등을 떠밀 필요가 없었으며, 한국에 남을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말았어야 했다.

중국은 최근 환경오염, 의료, 교육, 식품위생, 전세계로부터의 개방압력과 반덤핑제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전한 식품의 생산기지로 한국만큼 적절한 곳은 드물다. 한국의 서해안 일대에 식품가공 클러스터를 건설해 중국식품기업을 유치하고 한국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방식, 이미 체결한 FTA를 활용하여 한국을 우회 수출 기지로 하는 전략, 한국의 의료기술의 활용, 한국의 바이오산업의 활용 등 한국은 여전히 중국에게 매력적인 컨텐츠를 가지고 있는 가까운 이웃이다. 우리의 투자유치 전략과 노력에 따라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의 시스템이나 발상의 전환 없는 형식적인 몸짓만으로는 달성이 어렵다. 투자유치 팀장은 정부의 최고책임자가 되어야 하고, 매주 성과를 체크하는 시스템이 가동 될 때 비로소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pkcho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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