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사태 후폭풍' 전 금융지주사로 확산…당국, 내부통제 정밀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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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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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왼쪽), 이건호 국민은행장

아주경제 김부원·문지훈 기자=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불거진 이른바 'KB금융 사태'의 후폭풍이 전 금융지주사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이 전 금융지주사를 정밀 검사하고, 지배구조에 손을 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미 금융당국은 지방 금융지주사의 내부통제 실태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사태 '끝장 싸움'으로 가나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전산시스템 결정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두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사회를 개최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민은행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은 지난 30일 오후 8시 이사회를 개최해 31일 오전 2시까지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에 대해 장시간 논의한 결과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교체 여부를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교체 결정 과정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한 이건호 국민은행장 및 정병기 상임감사와 기존 결정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사외이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금감원의 결정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이사회에 앞서 국민은행은 이 행장과 정 상임감사를 비롯한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협의회를 열고 전산시스템 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 이 같은 방안을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사외이사들은 이를 거부했다.

감사위원회에서도 정 상임감사의 내부 감사보고서에 대한 보고만 이뤄졌을 뿐 정식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이 행장과 사외이사들이 깊어진 갈등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결정을 금감원으로 사실상 일임하면서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민은행의 경영공백이 불가피해졌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따라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이 행장, 정 상임감사, 사외이사들을 비롯해 모기업인 KB금융 경영진도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KB사태 후폭풍, 전 금융지주사로 확대

KB금융 사태의 후폭풍은 전 금융지주사에 불어닥칠 조짐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지방 금융지주사들의 내부 통제 부실 가능성을 정밀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최근 시작한 대구은행 종합 검사에서 DGB금융지주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종합 검사는 일반적인 점검이 아닌 내부통제부터 경영 전반까지 들여다보는 것이어서 문제점이 적지 않게 적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상 문제점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 DGB금융지주의 경우 최대주주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6.41%)에서 삼성생명(7.25%)으로 바뀌는 등 지배구조 변화를 겪고 있다.

JB금융지주도 금융당국의 감시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금감원은 최근 전북은행이 금융상품을 과도하게 팔면서 자산이 늘어 국제결제은행 비율이 나빠지고, 광주은행 합병으로 리스크 요인이 많이 생겼다는 점을 지적했다.

BS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6월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장호 전 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해 수억원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 KB금융 사태와 관련해 "지배구조 개선안의 중요한 사례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금감원에서 (KB금융의 문제를)조사 중이니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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