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중국의 '마작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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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0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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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즐겨하는 '마작'. [사진=바이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우리나라 고스톱처럼 중국의 설 연휴때 빠질 수 없는 놀이가 있다. 바로 마작이다. '중국인 열의 아홉은 마작꾼이고, 나머지는 구경꾼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영화‘색ㆍ계’, ‘화양연화’ 등에서도 마작은 단골소재로 등장한다.

마작은 명나라때 발명된 중국 고유의 전통놀이다. 중국어로 마작은 ‘마장(麻將)’이다. 참새라는 뜻인데 마작 패가 섞이는 소리가 참새 지저귀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마작은 4명이서 짝패를 버리고 맞추는 게임이다. 패가 모두 144개로 많고, 족보가 다양한만큼, 복잡한 수가 얽힌다. 상대의 버림패를 보고 그의 패를 유추해 나에게 유리하게끔 게임을 이끌어야 하는 치밀한 두뇌싸움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나를 감추고 상대를 빨리 읽어내 상대의 허점을 바로 공격해 들어가는 권모술수의 게임이다. 과거 중국 지도자 마오쩌둥은 "마작을 치면 세상의 우연성과 필연성의 관계를 잘 이해하게 될 정도로 마작판엔 철학이 녹아있다"고 말했다.

정적이면서 치열한 암중 경쟁이 벌어지는 마작판은 흔히 ‘총성없는 전쟁’인 외교전에 비유된다. 중국의 한 유명 지식인은 동북아 형세를 마작판에 빗대 설명한 적이 있다.“4명의 대국자는 각각 미국(선), 중국, 러시아, 일본이다. 미국은 한국이라는 '좋은 패'를, 중국은 북한이라는 '썩은 패'를 가지고 있다. 이제 중국은 썩은 패를 버릴 때가 왔다"는 것이다.

얼마전 중국사회과학원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북한 포기 가능성을 제시했다. 일부 중국 학자들 사이에서는 북한을 더 이상 '전략적 자산'이 아닌 '전략적 부채'로 봐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대로 중국은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건립하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생일축하 친필서신을 보내는 등 미ㆍ일과의 경쟁구도 속에서 한국에 우호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마작판에서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패는 언제든지 취하고 버릴 수 있다. 중국이 국익을 위해 복잡미묘한 ‘마작외교’로 패를 저울질 하고 있는 지금 한국이 스스로 '전략적 패'가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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