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진출 만년적자 탈피? 印尼선 승승장구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해외진출사업에서 만년적자를 겪고 있는 증권사들이 최근 금융 변방국가로 인식되온 인도네시아에서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증권사들이 미국, 영국 등 금융선진국에만 진출을 시도해 외형 늘리기에 급급했던 것에 비하면 인도네시아 실적 호전은 증권사들의 해외사업 전략에 대한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4~9월) 우리투자증권, KDB대우증권, 키움증권 등 3개 증권사는 미국, 영국 등 해외현지법인에서 줄줄이 적자를 냈지만 인도네시아법인에서 모두 흑자를 냈다.

우리투자증권 홍콩법인은 58억2000만원 규모 반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개 싱가폴법인(총 -23억5900만원), 미국법인(-3억8200만원), 영국법인(-3억7900만원)도 마찬가지다. 

반면, 인도네시아법인인 '우리코린도증권'은 4억2200만원 반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 2008년 우리투자증권은 코린도그룹계열 증권사 지분 60%를 인수해 지난 2009년 5월부터 영업을 개시했다. 지난 2011년 7월 우리코린도증권은 1호 지점인 '자카르타 플루잇' 지점을 개설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리코린도증권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위탁매매 영업을 통해 수익을 늘렸다"며 "IB(투자은행)부문 기업 자금조달 지원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도 우리투자증권과 비슷한 상황이다. KDB대우증권은 유럽법인(-12억8900만원), 미국법인(-5억4800만원), 싱가포르법인(-3억600만원), 홍콩법인(-2억3900만원), 중국법인(-1억2400만원), 몽골법인(-4200만원) 등 6개 해외법인이 줄줄이 적자를 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법인은 영업수익과 반기순이익이 각각 44억4300만원, 15억900만원을 기록했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최대 온라인 증권사인 이트레이딩증권 경영권을 인수하고 현지법인으로 전환했다. 이트레이딩증권은 인도네시아에서 온라인 시장 점유율 1위 증권사다. 

키움증권도 중국법인(4억5280만원)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두 개의 인도네시아법인 중 한 곳인 '피티 키움 시큐리티 인도네시아'는 3억5628만원 흑자를 냈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만들고 홈트레이딩시스템을 출시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선진국 해외지점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겪고 있다. 일례로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2010년~2011년 1000억원 대 손실을 입고 사업을 축소했다. 삼성증권은 싱가포르법인을 지난 1월 청산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신흥국가에 진출해서 성과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4~9월 19개 증권사 해외점포 92곳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28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4090만 달러보다 적자폭은 크게 줄었다.

증권사들은 14개 국가 해외점포 가운데 9개 국가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5개 흑자국가는 홍콩, 브라질,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 등이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달 내로 금융선진화 방안을 담은 '금융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안에는 금융사 해외진출 규제 완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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