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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1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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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담철곤 오리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원 농심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임창욱 대상 회장,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유통식품업체 오너 경영자들이 계열사 사내 등기이사(대표)직을 겸임하면서 연봉만 수십억원씩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는 지난해 연봉이 전년보다 30%가량 폭등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감당해야 할 책임은 대폭 완화되고 있어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12일 본지가 롯데그룹·CJ그룹·신세계·현대백화점·오리온·농심·대상·삼양식품·매일유업 등의 오너 연봉을 조사한 결과,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중복 수행하며 최대 57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은 경영자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식 배당금을 제외하고도 수십억씩 별도로 챙긴 것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해 (주)CJ를 포함한 전체 6개 계열사에서 연간 57억2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본지가 조사한 9개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이다. 지난 2010년 56억4000만원보다 1.4% 증가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CJ제일제당에서 29억원을 받아 계열사 중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했다. 지주회사인 (주)CJ에서도 12억원을 받았다. 또 지난해 CJ E&M의 대표로 선임되며 4억800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난해 연봉 총액은 43억4500만원이었다. 신 회장의 연봉은 지난 2010년보다 무려 28.2%(9억6000만원)나 증가했다. 그는 현재 롯데쇼핑과 호남석유화학을 포함해 총 6개 계열사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쇼핑과 호남석유화학에서만 각각 16억원·14억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26억700만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16억3700만원), 담철곤 오리온 회장(13억원) 등도 지난해 10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

정지선 회장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대표를 겸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도 그룹 대표 계열사인 신세계와 이마트의 사내 등기이사로 각각 7억5000만원·8억9000만원 연봉을 받았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9억1000만원),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5억원),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4억6000만원),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4억원) 등도 업계에서는 비교적 고액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오너 경영자들의 고액 연봉과 관련해 재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너들이 계열사 대표를 겸임하면서 연봉을 수십억원씩 받아가고 있지만 정작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CJ·농심·매일유업·대상·삼양식품 등 주요 대기업은 올해 초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에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제한' 조항을 신설했다.

이는 등기이사의 상법상 책임은 그 행위를 한 날 이전 최근 1년간의 보수액 6배를 초과하는 금액만 책임지면 된다는 것이다. 회사에 수백억원의 손실을 끼쳐도 연봉의 6배만 책임지면 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움켜쥐고 있는 국내 기업 구조상 주주총회를 통해 오너들의 경영을 간섭하기 힘든 구조"라며 "이런 상황에서 오너 경영자들이 연봉만 올리고, 책임을 축소하는 것에 대해 막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비정규 직원이 많은 백화점·호텔 등 서비스업 직원 연봉은 4000만원 이하로 최하위권 수준이었다. 식품업종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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