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통신요금 인하 여력 있나 - 송석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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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1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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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를 물가와 연동시켜 인하해야 한다는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통신분야는 물가지수 전체 항목 중에 수년간 유일하게 하락한 분야다. 물론 스마트폰 활성화에 따라 통신관련 지출이 증가세에 있기는 하지만 가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통신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통신서비스 요금자체가 상승해서라기 보다는 일반 휴대전화기보다 평균 24만원가량 비싼 스마트폰 구입자가 증가하였다는 이유가 크다.

게다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5배 가량되는 사용량 증가 또한 통신비를 증가시킨 요인으로 볼 수 있겠다. 실제로 통신요금 자체는 수년간 하락하여 왔으며, 최근에도 초당과금제, 스마트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데이터 요금제 등 요금인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동전화 요금이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하면서 통신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요금은 그 나라의 소득 및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요금 수준이 꼭 비슷해야 할 필요는 없으며, 그 비교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요금비교 지수인 코리아인덱스에서는 우리나라가 OECD 11개국 중 3~5위로 저렴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통신요금 인하 여력의 또 다른 논리로 통신사의 수익이 과다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수익성은 국가간 세제 차이를 배제하기 위해 세전영업이익(EVITDA) 마진으로 비교하는데 우리나라(33.2%)는 OECD(40.2%) 평균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인데다 지난 2005년 대비 변화가 없는 OECD 평균과 달리 약 6%포인트 하락했다.

또한 통신사의 마케팅 비용은 일반적인 마케팅 비용과 달리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을 주는 비용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통신 마케팅비는 광고비 등으로 지출되는 부분도 있지만 소비자가 고가의 최신 단말기를 구입할 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부분도 크다.

따라서 통신사의 마케팅비를 통신요금 인하로 돌릴 수 있다는 주장에 앞서 단말기 구입 부담 절감 등 소비자의 지출을 낮춰주는 순기능도 상당부분 포함돼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통신산업은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산업이다.

알카텔-루슨트에 따르면 앞으로 3년내에 세계 모바일 트래픽이 50배 가량 증가할 수 있으며, 한국의 경우 훨씬 큰 상승이 예상된다.

트래픽 폭증을 대비해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최근 3년간 평균 5조7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나 향후 유선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주파수 확보 등을 위한 투자까지 고려한다면 더 큰 규모의 투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통신요금 인하 문제는 여러 가지 사안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때 사실관계와 다른 자료를 근거로 여론몰이식 논쟁이 벌어져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다.

통신산업은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미래 산업이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이고 시장경쟁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통신요금에 대한 논쟁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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