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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극장' 중 '1000만'의 한 장면 |
이규만 감독의 ‘허기’, 한지혜 감독의 ‘소고기를 좋아하세요?’, 김태곤 감독의 ‘1000만’ 등 세 편으로 이뤄진 ‘환상극장’의 예고편은 감각적인 배경 음악과 함께 시작되면서 극장 안에서 벌어질 사건들에 대해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손도끼를 가볍게 휘두르며 무표정으로 전진하는 한 남자와 필사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내복남’부터 가벼운 춤사위로 무대를 장악한 탈을 쓴 연기자들,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공격하는 듯한 ‘소머리의 사나이’까지 시선을 사로잡는 장면들이 정신없이 이어지고, 간결하지만 의미심장한 대사들이 각 영화의 장면들과 함께 등장한다.
이규만 감독의 ‘허기’에서 등장하는 "어차피 죽으면 먹게 될 기억, 살았을 때 조금 더 일찍 먹기 시작하는 게 노망이라는 거지"란 대사는 스크린 속 여자(추자현)와 객석의 남자(곽민석)의 묘한 관계를 대변한다. 이어 “정육점 집 아들이, 뭐?! 채식주의자 같은 소리하고 있네”라고 말하는 아버지 뒤로 정체 모를 ‘소머리 사나이’를 목격하는 아들(이현우). 그리고 괴물을 죽여야만 하는 임무로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한지혜 감독의 ‘소고기를 좋아하세요?’. ‘예술’을 추구하는 신인 김 감독(김태훈)의 목숨을 건 영화 제작기를 코믹하지만 살벌하게 그린 김태곤 감독의 ‘1000만’은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엔딩으로 인해 예고편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이규만, 한지혜, 김태곤 세 명의 감독이 그려낸 각기 다른 색깔과 맛을 지닌 ‘환상극장’은 오는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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