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유럽발 위기로 1600선도 위협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코스피가 유럽발 재정위기로 1600선마저 위협받을 전망이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증권가는 지지선 이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9일 주요 증권사는 코스피 예상 지지선을 최저 1550선으로 제시하면서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는 동시에 낙폭 과대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리스에서 불거진 재정위기가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넘어 전세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5월 지나야 투자심리 개선"=코스피는 유럽발 악재로 이달 내내 1550~1650선을 박스권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점쳐졌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월이 지나야 국제 금융시장 불안도 잦아들 것"이라며 "2분기를 기준으로 1550선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유럽 재정위기가 미국까지 전염될 수 있다고 우려되면서 세계 주요 증시도 일제히 조정에 들어갔다"며 "코스피 역시 일시적으로 1600선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가 가장 염려하는 것은 2008년 리만브러더스 사태 당시와 같은 급격한 유동성 회수다. 그러나 증권가는 적극 공조에 나선 유럽연합(EU)이 조만간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지선을 가장 낙관적인 1650선으로 제시한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리만 사태 때처럼 유럽 금융기관이 투자자금을 일시에 회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업종 대표주와 수출주에 대한 기대가 여전한 만큼 1650선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EU 회원국 의회 승인이 고비"=EU 회원국이 이번주 초 그리스에 대한 자금지원을 최종 결정한다면 이번 사태도 조기 진정될 수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EU 회원국이 분담금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잡음을 냈으나 어떤 식으로든 의사 결정을 마무리하면 이번 사태도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이번 사태는 분명한 악재다. 유로존뿐 아니라 이 지역과 교역해 온 모든 나라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계적 경기 회복세를 감안할 때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는 "아시아 경기 회복이 가장 빠르고 미국에 이어 유로존도 회복기 초입에 들어섰다"며 "이번 사태가 2008년처럼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재 리서치센터장도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섰으나 유럽 단기금융시장이나 신용부도스와프(CDS) 수준을 보면 전세계적 위기는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 조정을 거치면 외국인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낙폭 과대주 매수 유효"=전세계적 경제위기로만 번지지 않는다면 낙폭 과대주를 저점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 일시적 외부 충격으로 조정을 받을 때가 오히려 주식을 늘릴 기회라는 것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자는 극단적 상황을 가정하고 이를 미리 반영하는 특성이 있다"며 "앞서 2월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 완화로 지수가 급등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조정 이후 재차 랠리를 기대할 만하다"고 전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도 "가격 조정을 마무리하는 시점까지는 관망할 것을 권한다"면서도 "낙폭 과대주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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