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높이 뛰기 위해서는 잔뜩 웅크려야 하는 법"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4대 금융지주사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올린 데 대한 스스로의 평가다.
하나금융은 금융위기 여파로 고난의 행군을 벌였던 지난해를 잊고 올해는 한 단계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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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은 올해 금융컨버전스, M&A,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해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로서의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사진은 서울 중구 을지로1가 하나은행 본점 조감도로, 하나금융은 이 건물을 인근 지역 랜드마크로 삼기 위해 22층 사옥으로 재건축할 예정이다. |
하나금융은 올해 △금융 융합(컨버전스) 활성화 △인수·합병(M&A) 통한 몸집 불리기 △개인영업 강화 △중국 시장 확대 등을 추진해 금융권에서의 입지를 확고히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하나금융은 지난해 이동통신사인 SKT와 손잡고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신용카드와 이동통신을 결합한 합작사 '하나카드'를 설립했다.
하나카드는 이동전화 가입자수 2000만명, OK캐시백 회원수 3000만명에 달하는 SKT를 배경으로 카드업권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키울 방침이다. 또 통신과 연계한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해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또 앞으로는 통신 이외에 유통 등과의 컨버전스도 검토하고 있어 컨버전스 대상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4대 지주사 중 가장 규모가 작다는 컴플렉스를 극복하고 대형 금융지주사로 거듭나기 위해 올해 M&A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김승유 회장은 우리은행·외환은행 등 매물로 나올 기업들에 대한 인수 의지를 적극적으로 나타내왔다.
현재 하나금융의 인수 대상자로는 우리금융지주, 외환은행의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하나+우리' 조합은 은행권 안팎에서 회자되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하나와 우리가 합칠 경우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총자산은 373조7000억원(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확대돼 2위인 국민은행(267조1000억원)보다 100조원 이상 커지게 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김 회장의 M&A 역량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 이번에도 '일'을 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 회장은 현직에서 활동 중인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유일하게 3개 은행 M&A를 이룬 인물로, 충청은행과 보람은행, 서울은행 인수합병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김 회장은 지난 1996년 말 기준 총자산 8조원에 불과했던 하나은행을 적극적인 M&A를 통해 179조원의 금융지주사로 키워냈다.
하나금융은 올해 중국 등 해외시장 확대에도 진취적으로 나설 기세다.
하나금융은 올해 중국의 동북 3성과 산둥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동북3성을 중심으로 아시아금융벨트를 형성하기 위해 금융사 매물이 나오면 M&A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이익을 내기 시작한 인도네시아 사업도 지점을 추가로 늘리고 현지 중견은행을 인수해 수익력을 더욱 확충할 방침이다.
한편 하나금융은 올해 대부분 임원진을 연임시켜 위기 극복 이후 하나금융 재건 및 공격 경영을 벌이기 위한 진형을 빠르게 구성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초 대폭 인사가 있었던 점을 고려해 대부분 임원들이 현직을 유지했다"며 "지난해부터 추진했던 업무 성과를 올해 본격적으로 내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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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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