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화물 화주 해운업 진출 허용, 공정위-국토부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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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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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해운업 진입규제 완화 토론회

공정거래위원회가 철강업체나 정유회사 등 화물이 많은 기업의 해운업 진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가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해운업 관련 진입규제 개선 토론회'에서 토론회 발제자인 한동대 김재홍(경영경제학부) 교수는 "대량화물 화주는 개별적으로 시장지배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해운시장 진출을 허용해도 경쟁을 왜곡하지 않는다"며 "해당 규제는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대량화물 화주의 해운업 진입 제한은 매우 강력한 경쟁제한적 장벽으로 국적 선사들은 치열한 경쟁으로부터 인위적으로 보호받는다"며 "결국 국적 선사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킴으로써 국내 해운업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대량화물 화주의 해운업 진출을 허용하면 이들이 외국 선사를 이용해 상실되는 국내 생산유발 효과인 2억7000만 달러 수준의 경제적 효용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남재현(경제학과) 교수도 "대량화물 화주가 진출할 때 수직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쟁제한적인 우려는 해운법상 사전 규제방식이 아닌 공정거래법에 따라 효율성과 경쟁제한적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는 기업결합심사로 해결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대량화물 화주의 해운업 진출이 기존 해운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토해양부 정도안 해운정책과장은 "대량화물은 해운사의 선박조달과 제3국 화물운송을 위한 기반이므로 규제 완화 시 자칫 해운업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해운사들이 포스코, 한전 등과 대량화물 운송계약을 체결한 물량이 있어야만 선박 건조를 위한 국제금융 조달이 가능하고, 이러한 장기계약 물량은 해운사의 신용도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서울대 법학과 이봉의 교수도 "대량화물의 국가전략적 차원 및 중요성, 전문 해운업체 육성이라는 해운법 목적에 따라 대량화물 화주에게만 운송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현행 규제가 정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대량화물 화주로는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S-Oil 등 정유회사와 포스코,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등 철강업체, 동부·남동·중부·서부·남부발전 등 한국전력 계열사, 한국가스공사 등이 있다.

대량화물 화주가 화물을 직접 운송하기 위해 해운사업등록을 신청하면 국토해양부장관이 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책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등록 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는데 사실상 이들의 해운업 진출을 막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토론회 결과를 토대로 학계 전문가, 이해관계자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진입규제 정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경제살리기와 성장잠재력 확충에 도움이 되는 수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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