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사채 발행 한도 특례가 내년 말 종료되면 발행 잔액이 법정 한도를 약 19조2000억원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24일 한전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전의 사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최대 5배까지 늘려준 특례가 내년 말 종료된다. 이에 따라 2028년부터 발행 한도는 기존 2배로 축소된다.
정부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한전의 자금난을 완화하기 위해 사채 발행 한도를 확대했다. 그러나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요금 동결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한전의 사채 발행 잔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71조5000억원까지 불어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 말 한전의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액을 28조4177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법정 발행 한도는 56조8354억원이지만, 같은 시점 사채 발행 잔액은 76조48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례 종료 시 법정 한도를 19조2135억원 초과하는 셈이다.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 초 중동 전쟁 여파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증권사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한전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29% 감소한 2조6966억원, 4분기 영업이익은 95.78% 급감한 823억원으로 추정됐다.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전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5년 치 전기요금 25조원을 선납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문제는 전력망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전의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2038년까지 필요한 투자액은 72조8000억원으로, 2년 전보다 16조3000억원 증가했다. 반도체 산업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의 전력 수요까지 고려하면 투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지난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전력망 투자가 계속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은 논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물가 안정을 중시하는 만큼 전기요금 인상 대신 사채 발행 한도 특례를 재연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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