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무보증 AA- 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지난 14일 기준 연 4.56%로 지난해 말(연 3.46%)보다 1.10%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도 같은 기간 연 3.30%에서 3.66%로 0.36%포인트 오르는 등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회사채 순상환 규모도 확대됐다. 지난 9월 회사채는 3조4000억원 순상환돼 전월(9000억원)보다 순상환 규모가 2조5000억원 늘었다. 한은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발행 부담이 이어진 가운데 만기 도래 물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지만 긴축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9%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도는 가운데 근원물가 상승률도 2.8%를 기록하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오는 11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4년 4.6%에서 지난해 5.2%로 상승한 반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42.8%에서 42.9%로 확대됐다. 전체 기업의 수익성 지표가 개선됐지만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기업 실적 개선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진 데다 취약 업종들의 구조적 취약요인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기업 실적의 업종별 양극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 간 실적 격차는 금융권의 건전성 부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늘거나 취약 업종에서 부실이 확대되면 은행권도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기업 간 격차가 단순한 조달금리 차이를 넘어 자금 확보 가능 여부로 확대될 수 있다"며 "우량기업보다 은행 대출 의존도가 높고 담보나 신용도가 부족한 기업일수록 자금조달에 제약을 받기 쉽고, 이는 투자와 고용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기업 규모별 여건 차이가 이어지는 만큼 취약 기업의 상환능력 악화가 금융권 건전성에 미칠 영향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특정 산업의 경기 변동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며 "경기 회복의 온기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동시에 취약 기업의 금융 부담을 얼마나 관리할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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