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0일 오전 고상백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등 17개 기관장과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청 관계자들이 출석한 가운데 2026년도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국립암센터의 경영난과 기관장의 행보, 의료분쟁 중재 제도의 허점, 보건의료정보원의 EMR(전자의무기록) 인증제 축소 운영 등 산하기관들의 안일한 업무 실태에 대한 집중적인 추궁이 이어졌다.
"적자 허덕이는 암센터…원장은 '세계적 권위자'라며 해외 출장만 27번"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립암센터의 심각한 경영난과 양한광 원장의 잦은 해외 출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허 의원은 "국립암센터가 의사 월급도 차입한 돈으로 줄 만큼 어려운데, 2024년 11월 취임한 원장은 올해까지 무려 27차례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며 "서울대병원장(9회)의 3배, 전임 원장(6회)의 4.5배에 달한다"고 꼬집었다.이어 허 의원은 "위암 수술 건수도 2023년 310건에서 올해 206건으로 크게 줄었다"며 "원장이 훌륭한 위암 전문가인 것은 알지만, 공공기관장은 수술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경영을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했다.
이에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출장 공백은 없었으며, 출장 비용 역시 초청 기관에서 부담했다"며 "위암 권위자로서의 역량을 암센터 발전에 활용했을 뿐이며, 출장 성과로 암센터를 찾는 해외 연수자가 크게 늘었다"고 해명했다.
이소희 "책임보험 안착 전 대불제도 폐지는 어불성설…피해자 공백 어쩌나"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기관이 배상 능력이 없을 때 국가가 먼저 배상금을 지급하는 '대불제도'의 폐지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상대로 "최근 정부가 책임보험 의무화를 이유로 대불제도를 폐지하려 하지만, 미가입 의료기관을 직접 제재할 과태료 규정조차 없는 상태"라며 "책임보험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후의 안전망인 대불제도부터 없애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이 의원은 또한 "시행 전 사고가 났음에도 아직 소송 중이거나 판결이 확정되지 않아 대불 청구를 하지 못한 '경과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 장치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복지부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은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 등을 포함해 구제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MR 인증제서 요양·정신병원 제외?…보건의료정보원 임의 축소"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의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인증제 운영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료정보원이 발간한 EMR 인증제 안내서를 보면 치과, 한방, 정신병원, 요양병원은 인증 대상에서 아예 제외돼 있다"며 "법률이나 복지부 고시 어디에도 제외 규정이 없는데 의료정보원이 임의로 대상을 축소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권 의원은 특히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은 환자 수나 규모가 큼에도 확대 대상 기관에서 제외된 것은 문제"라며 "전체 의료 데이터를 통합 관리해야 할 보건의료정보원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염민섭 보건의료정보원장은 "의원과 병원급에 선행적으로 시범 운영을 한 뒤 확대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으나, 구체적인 제외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해 질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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