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주식시장의 주력 투자층은 40·50대다. 경제적으로 가장 안정된 세대여서 주식투자에 쏟아부을 여웃돈도 다른 세대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지난해 통계에도 전체 주식투자자 중 40·50대 비중은 45%에 육박한다.
그럼 투자 수익률도 40·50대가 가장 높을까. 답은 '아니다'였다. 코스피가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올해 상반기만 놓고봤을 때 국내 증시에서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세대는 '6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신용융자 활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장기보유 성향이 강한 고령 투자자들의 특성이 상승장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낸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요 8개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삼성·KB·키움·신한투자·토스증권)로부터 제출받은 ‘개인투자자 국내외 주식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6월 개인투자자의 국내주식 투자이익은 231조13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투자이익 115조1326억원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개인투자자들은 2024년에는 33조9736억원의 손실을 봤지만,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뒤 올해 큰 이익을 봤다. 올해 상반기 8개 증권사의 국내주식 개인 거래대금은 8902조803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6214조9872억원보다 43.2% 많았다.
거래액은 40·50, 수익률은 60대이상
세대별 투자이익은 어땠을까. 우선 절대 이익 규모는 50대가 가장 컸다. 올해 상반기 50대의 국내주식 투자수익은 69조951억원이었다. 이어 60대 58조2437억원, 40대 42조540억원, 70대 25조9721억원, 30대 18조5827억원, 80대 이상 8조1378억원, 20대 5조2150억원 순이었다.이에 비해 60대는 전체 거래대금의 22.4%를 차지했지만 전체 투자이익에서는 25.2%를 차지했다. 70대는 거래 비중이 5.9%였지만 이익 비중은 11.2%, 80대 이상도 거래 비중 1.1%에 이익 비중 3.5%였다.
'60대 이상'을 모두 합친 거래대금 비중은 전체(2611조7350억원)의 29.3%로 40·50대에 비해 훨씬 적었지만, 이들이 거둔 투자이익은 92조3536억원으로 전체 이익의 40.0%에 달했다.
'급락장에도 버텼다' 고령층 수익률 비결
60대 이상 고령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린 비결은 뭘까. 40·50대와 다른 투자방식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올해 3월에는 중동 전쟁 격화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지난 3월 23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6.49% 떨어진 5405.75로 마감했고 장중에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하지만 이후 시장은 반등했고 상반기 후반에는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신용융자를 활용한 투자자는 주가 급락 시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돼 보유를 이어가기 어려웠던 반면, 상대적으로 자기자금 비중이 높은 투자자는 급락장을 버티고 이후 상승 구간까지 보유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선 3월 급락장이 세대별 투자 성과를 갈랐을 것으로 본다. 신용으로 투자한 경우 급락 구간에서 반대매매로 포지션이 정리될 수 있지만, 여유자금으로 투자한 경우 단기 충격에도 보유를 이어가며 이후 반등 구간의 수익을 누릴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PB는 "60~70대 고객은 상대적으로 투자 가능한 자금 규모가 크고 신용보다는 자기자금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기 수익률에 따라 빠르게 사고파는 것보다 오래 보유하는 성향이 강해 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도 버티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3월 26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이 원장은 당시 "20~30대는 수익이 거의 없다"며 "빚투가 많아 홀딩(보유)이 어렵고, 변동성이 큰 널뛰기 장세에서 주가가 급락하면 반대매매가 발동하기 때문에 상당히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반면 60~70대의 경우 (3월 급락장에서도) 끄떡 없었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3월 급락 이후 다시 상승,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갈아치운 끝에 6월 22일 9114.55로 마감하며 당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락 구간에서도 주식을 오래 보유할 수 있었던 투자자들이 이후 상승장의 수혜를 상대적으로 더 누릴 수 있었던 셈이다.
60대 이상 거래비중 2년 새 24%→29%
고령층의 국내주식 참여 자체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60대 이상이 전체 국내주식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5.8%에서 2022년 19.1%, 2023년 21.9%, 2024년 24.4%, 지난해 28.5%, 올해 상반기 29.3%까지 올라왔다.특히 60대 비중은 2021년 12.8%에서 올해 상반기 22.4%로 높아졌고, 70대 이상도 같은 기간 3.0%에서 6.9%로 두 배 넘게 확대됐다.
반대로 40대 비중은 2021년 31.0%에서 올해 상반기 21.5%까지 낮아졌다. 2021년만 해도 40대 거래 비중이 60대보다 18%포인트 이상 높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60대(22.4%)가 40대(21.5%)를 추월했다.
절대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60대 이상 국내주식 거래대금은 2024년 1144조1962억원, 지난해 1769조740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611조7350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거래대금보다 47.6%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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