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급등과 함께 미국채 금리가 약 20년래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국채 매도세가 심화하며 금리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BC,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장중 5.501%까지 오르며 2004년 6월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는 5.223%까지 상승하며 2007년 6월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미국채 금리 상승에는 국제 유가 급등이 크게 작용했다. 이날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브렌트유 11월물은 전장 대비 3.41% 오른 배럴 당 106.60달러에 장을 마쳤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도 2.66% 상승한 94.61달러에 마감했다. 이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엔 총회에서도 뚜렷한 중동 사태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국제 유가는 계속 100달러 근처에서 내려올 줄을 모르는 형국이다.
따라서 고유가 속에서도 미국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 전망을 키우며 국채 금리 상승(국채 가격 하락)을 야기하는 상황이다.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67.5%에 달하고 있다. 겐나디 골드버그 TD증권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지금은 매우 까다로운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뉴스 헤드라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그리고 미국채 금리 상승은 글로벌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며 세계 주요국들의 국채 역시 금리 상승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24일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3.08%까지 오르며 1996년 8월 이후 3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프랑스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도 2008~2009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 기업 드비어그룹의 나이젤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주요국 채권 시장이 모두 압박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결국 이같은 글로벌 채권 약세에 있어서는 유가 급등이 공통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미국-이란 협상을 비롯해 중동 사태 전개 상황이 채권 시장 안정 여부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와 채권 금리, 그리고 주가 간 상관 관계가 확실하게 구축됐다. 유가가 오르면 금리가 오르고 주가는 하락한다"며 "채권 투자자들은 유가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채 장기물 기준이 되는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그동안 '경제적·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평가받았던 5%를 넘어서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마지노선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이 이제 미국채 10년물 금리 5%가 아니라 6%가 새로운 마지노선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마이크 벨 시장 전략 책임자는 "사람들은 마치 미국채 금리가 문제가 되기 시작하는 '매직 넘버'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 절대적 수치가 있다기보다는 상대적 수치로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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