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소비자보호 1년…체계 세웠지만 '소비자 체감'은 과제

  • 민원·분쟁서 제도 개선 94건 연계

  • 금융상품 전 생애주기 보호체계 구축

  • 단기실적 영업·분쟁 처리 역량은 한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지난 1년여 동안 추진한 금융소비자 보호 성과를 공개했다. 민원·분쟁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고 사전예방적 감독체계를 마련했지만 단기 실적 중심의 영업 관행과 늘어나는 민원·분쟁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금감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그간의 성과와 향후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민원·분쟁 과정에서 확인한 문제를 제도 개선으로 연계한 사례가 94건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티몬·위메프 사태 당시 할부결제 이용자의 청약철회권을 인정해 동일 유형 1만1696건, 132억2000만원 규모의 분쟁 처리 기준을 마련했다.

금융상품 판매 관행에는 여전히 개선할 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은행권 상장지수펀드(ETF) 신탁거래 중 94.6%가 6개월 이내 단기매매로 이뤄졌지만 단기거래에 불리한 선취수수료 방식이 91.7%를 차지했다. 금융회사의 판매유인 구조가 소비자의 거래 성향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민원·분쟁 증가 속도에 비해 처리 역량도 충분하지 않았다. 분쟁 처리 건수는 지난해 3분기 1만1578건에서 올해 2분기 1만3469건으로 1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민원·분쟁 접수는 3만4628건에서 4만668건으로 17.4% 늘어 접수 증가 속도가 처리 건수 증가세를 소폭 웃돌았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사전 브리핑에서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며 “마라톤 42㎞를 달린다고 하면 이제 5㎞ 정도 온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 측에서는 권고와 모범규준만으로 금융회사 영업 관행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미란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현재 대책들이 모범규준 형태로 마련돼 구속력이나 위반 시 제재 수단이 부족하다”며 “형식적인 절차 준수를 넘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주는 상품을 만들고 판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사전예방적 감독체계를 금융상품 설계와 판매 과정에 정착시키고 민원·분쟁 처리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민생금융 범죄 대응 플랫폼도 확대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소비자보호는 금융의 곁가지가 아니라 금융이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신뢰의 토대”라며 “소비자가 금융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진정한 성과인 만큼 이번 보고는 마침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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