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항공사(HSC) 에어프레미아 인수가를 놓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와 타이어뱅크 측이 진통을 겪고 있다. 매수자인 VIG파트너스는 에어프레미아의 재무상태 등을 고려해 가격을 낮추려 하고, 매도자인 타이어뱅크는 누적 투자액 이상을 원하는 등 시각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VIG파트너스는 2023년 인수한 단거리 중심의 이스타항공에 미주 노선이 경쟁력인 에어프레미아를 더해 '통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인수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투자은행(IB)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최근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를 인수 자문사로 선임하고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위한 실사에 돌입했다. 인수 대상은 AP홀딩스와 타이어뱅크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지분 약 70%다. 현재 AP홀딩스는 에어프레미아 지분 48%, 타이어뱅크는 22%를 보유하고 있다. AP홀딩스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그의 자녀들이 이름을 올린 투자회사다.
협상의 관건은 가격이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측은 에어프레미아가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차별화된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인수가를 높이고 있다. 실제 에어프레미아는 타이어뱅크에 인수된 지난해 항공기를 3대 추가 도입해 '꿈의 항공기(드림라이너)'로 불리는 보잉 787-9 단일 기종 보유대수를 9대로 늘렸다. 운송실적도 108만8964명을 달성해 창사 이래 첫 연 100만 시대를 열었다. 다만 수익성은 악화돼 지난해 매출액은 5936억원, 영업손실은 321억원으로 2022년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김 회장 측이 에어프레미아에 투자한 금액은 3000억원 안팎이다. 지난해 JC파트너스·대명소노 등 특수목적회사(SPC)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6285만6278주(22%) 가치 1194억원에, 2023년 AP홀딩스를 통해 취득한 46%의 지분가치(약 805억원), 지난 7월 단행한 1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이 대표적이다.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김 회장은 투자금 회수와 에어프레미아의 현 6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 규모, 9개의 보유 기단, 미주 중심의 탄탄한 장거리 네트워크 가치 등을 가격에 반영해 최소 4000억원 이상을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반면 VIG파트너스 측은 회의적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자본총계가 -467억원을 기록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이며,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리스부채 규모도 85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올해 7월 자본잠식에 따른 국토교통부의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소 처분을 피하기 위해 자본확충도 진행 중이다.
실제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70% 가치를 약 4000억원이라고 가정하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기업가치(EV/EBITDA) 배수를 산출한 결과 약 9~10배에 달한다. 앞서 대명소노그룹(7.5~8.5배), 대한항공(6~8배)의 인수 사례보다 인수가가 높다. VIG파트너스는 인수 후에도 항공기 도입·운용 확대, 정비 비용 증가, 고유가·고환율 등을 감당해야 하는 만큼 리스크를 인수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매각과 인수에 대한 양측의 의지는 확고하다. VIG파트너스는 2023년 인수한 이스타항공의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해 이번 거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통합 진에어 출범을 앞두고 LCC업계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이스타항공만으로는 성공적인 엑시트가 불가능하다"며 "VIG파트너스는 티웨이항공의 기업가치를 키워 성공적으로 매각한 JKL파트너스의 성공사례를 따라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을 통매각하려는 만큼 이번에는 양측이 한발씩 양보해 거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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