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00달러 재돌파…식품업계 물류·포장재 원가 다시 '긴장모드'

  • 해상운임부터 냉장·냉동 운송비까지 영향

  • PET·비닐 원료 나프타 가격도 다시 상승 중

  • "누적된 가격 인상 요인에 불붙을 수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다시 돌파하면서 상반기 고물가와 고환율 여파를 견뎌낸 국내 식품업계에 재차 원가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입 원재료 부담은 일부 완화됐지만, 고유가 지속에 따른 물류비와 포장재, 공장 가동 에너지 비용 상승이 하반기 수익성 변수로 떠올랐다.

1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날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0.30달러 오른 배럴당 128.00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105.83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2.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각각 2.92달러(2.69%), 3.40달러(3.21%)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100달러 선을 넘기며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문제는 유가 상승이 식품 제조 및 유통 전반의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반응하는 영역은 물류비다. 해외에서 곡물 등 원재료를 들여올 때 발생하는 해상운임에 유류할증료가 추가되는 데다 국내에서도 냉장·냉동 차량 운행비 및 화물 운송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포장재 원가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나프타 가격은 지난 4월 톤당 1063.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6월 톤당 평균 708.4달러까지 내려갔으나 이달 들어 800달러대로 다시 올라섰다. 나프타는 페트(PET)병과 비닐, 플라스틱 용기의 핵심 기초 원료로, 나프타 가격 상승은 부자재 단가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이와 함께 생산 현장에서는 공장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가스와 전기 등 에너지 비용 상승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주요 식품기업들은 통상 3~6개월 분량의 원자재 선계약과 재고를 확보해 단기적인 충격을 흡수하고 있지만,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고유가 흐름이 장기화돼 기존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부터는 생산원가 상승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식품업계는 이미 올해 상반기 원가 부담을 이유로 주요 제품 출고가를 한 차례 인상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과 만두 등 주요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인상했고 농심은 용기라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8% 올렸다. 오뚜기도 즉석밥과 간편식 등 일부 제품 판매가격을 최대 29.4% 조정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지난 6월 칠성사이다·펩시콜라·밀키스 등 12개 브랜드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3% 올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식품업계는 그동안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정부 물가 관리 등을 의식해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누적돼 있다"며 "이미 가격 인상 요인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장기화하면 가격 인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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