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테크(대형기술기업) 알리바바그룹의 금융 계열사 앤트그룹이 미국 비자 마스터카드와 손잡고 AI 에이전트 결제를 위한 새로운 표준 마련에 나선다.
10일 중국 경제매체 허쉰망에 따르면 앤트그룹의 해외 사업부문인 앤트인터내셔널은 10일 이같은 내용의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에이전트를 알아야 한다(Know Your Agent)'는 원칙에 따라 새로운 결제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이 은행이나 카드사에 신분 확인을 하는 것처럼 AI 에이전트도 어떤 업체가 만든 프로그램인지, 실제로 믿을 수 있는 프로그램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AI 에이전트가 항상 정확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다. AI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실제인 것처럼 만들어내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징밍 앤트인터내셔널 최고혁신책임자(CIO)는 AI 에이전트의 환각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용자들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세 회사는 AI 에이전트마다 실제 존재하는 기업이나 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는 공통 기준을 만들고 AI 에이전트의 행동을 평가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서로 다른 결제 시스템에서도 AI 에이전트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상호운용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장 CIO는 "에이전트가 앤트에 등록돼 있다면 비자나 마스터카드에 다시 등록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앤트인터내셔널은 지난 1년 동안 각각 AI 에이전트가 안전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자체 기술과 규칙인 '프로토콜'도 공개했다. 이번 협력은 이처럼 각사가 개별적으로 개발해온 시스템이 서로 연동될 수 있도록 공통 기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파블로 푸레즈 마스터카드 최고디지털책임자(CDO)도 "AI 에이전트를 이용한 상거래가 대규모로 확산하려면 서로 다른 '에이전트 신원 확인' 체계가 서로 호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맹점과 결제업체들이 어떤 AI 에이전트를 믿을 수 있는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AI 에이전트가 대신 상품을 주문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에이전트 기반 상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뢰와 보안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30년 AI 에이전트가 전 세계 소비자 상거래에서 3조~5조 달러(약 6692조원) 규모의 거래를 처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세계적인 신용카드 기업인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앤트파이낸셜과 손잡은 이유는 대다수 신흥국에서는 신용카드보다 전자지갑을 이용한 결제가 더 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결제 서비스 업체 월드페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지갑은 전 세계 온라인 쇼핑 결제액의 56%, 오프라인 매장 결제액의 33%를 차지했다. 전체 결제 규모는 13조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앤트인터내셔널은 전자지갑과의 연계를 통해 글로벌 결제망을 확대해 왔다. 모회사인 앤트그룹은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앤트인터내셔널은 '알리페이 플러스(+)'를 통해 50개 이상의 전자지갑과 제휴하고 있다.
최근 알리페이는 AI를 활용한 결제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9일엔 AI 기능을 활용해 스타벅스 음료를 정기적으로 주문하거나 중국 차량호출업체 디디에 정기적으로 차량을 호출하는 서비스도 공개했다.
이용자가 알리페이에 "매일 오전 10시에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줘"라고 요청하면 AI가 지정된 시간에 주문하고, 이후 이용자에게 결제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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