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이어 지방의회도 나섰다…전남 서남권 "36년 기다림, 이렇게 끝낼 수 없다"

  • 9개 시·군의회, 국립의대 후보대학 추천 철회·교육부 직접 선정 촉구

  • 목포·강진·해남·영암·무안·함평·완도·진도·신안 공동 대응…서남권 민심 결집

  • "36년 기다린 것은 대학 간 경쟁 아닌 생명권"…공정·투명한 원점 재평가 요구

전남 서남권 9개 시·군의회는 10일 공동성명을 내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 선정·추천을 즉각 철회하고 교육부가 직접 후보대학 선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사진김옥현 기자
전남 서남권 9개 시·군의회는 10일 공동성명을 내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 선정·추천을 즉각 철회하고 교육부가 직접 후보대학 선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사진=김옥현 기자]

 전남 서남권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 선정을 둘러싼 반발이 지방자치단체장에 이어 지방의회로 확산되고 있다.
 
전남 서남권 9개 시·군의회는 10일 공동성명을 내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 선정·추천을 즉각 철회하고 교육부가 직접 후보대학 선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날 서남권 9개 시·군 자치단체장들이 공동 대응에 나선 데 이어 주민의 대의기관인 지방의회까지 한목소리를 내면서 국립목포대 의대 설립을 둘러싼 서남권의 반발이 정·관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공동성명에는 목포시의회를 비롯해 강진·해남·영암·무안·함평·완도·진도·신안군의회 등 서남권 9개 시·군의회가 참여했다.
 
이들이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36년’이었다.
 
9개 시·군의회는 국립목포대 의과대학 설립이 무려 36년 동안 이어져 온 전남 서남권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이라며 국립의대 설립은 특정 지역이나 대학의 이해관계가 아닌 전남의 의료공백을 해소하고 주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문제라고 밝혔다.
 
서남권 주민들이 지난 36년 동안 기다려온 것은 단순히 ‘지역에 의과대학 하나를 유치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증·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수 있고, 어디에 살든 생명의 골든타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특히 이번 공동성명은 후보대학 평가 결과의 점수 차와 평가 과정의 투명성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9개 시·군의회는 목포대와 순천대의 최종 점수 차이가 1.30점에 불과하다며, 이처럼 근소한 차이로 36년 숙원의 향방이 결정됐다면 평가 기준과 과정이 객관적이고 공정했는지를 먼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부 평가기준과 배점, 대학별 점수와 산정 근거, 평가자료는 물론 심사위원 구성과 전문성, 이해충돌 여부까지 선정 과정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검증과 공개 없이 추천 결과만을 주민들에게 받아들이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장단은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 기준 역시 정치적 판단이나 동·서부권의 지역적 유·불리가 아닌 의료 현실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취약도와 필수의료 공백, 의료 접근성, 인구구조와 장기적인 의료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충분히 담보하지 못했다면 교육부가 직접 나서 객관적인 기준으로 후보대학을 다시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지방의회까지 공동 대응에 합류하면서 이번 사안은 대학 간 유치 경쟁을 넘어 서남권 주민들의 의료기본권 문제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남악주민인 양근형(55)씨는 “우리가 36년 동안 기다린 것은 어느 대학이 이기고 지는 모습을 보려고 한 것이 아니다”며 “아프면 가까운 곳에서 치료받고, 응급상황에서 병원을 찾아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최소한의 의료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기다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 세대가 기다리기 시작한 의대를 이제 자식 세대까지 기다리고 있다”며 “1.30점 차이로 결정됐다면 오히려 주민 누구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평가 과정과 근거를 더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먼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9개 시·군의회는 이날 세 가지 요구사항도 분명히 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에게는 후보대학 선정·추천 결정 철회를, 교육부에는 현재 진행 중인 후속 절차 중단과 후보대학 직접 선정을 요구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보건의료 발전계획과 인구구조 변화, 지역 간 의료격차와 의료취약도, 필수의료 공백, 의료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후보대학을 원점에서 재평가할 것을 촉구했다.
 
전날 서남권 자치단체장에 이어 이날 지방의회까지 전면에 나서면서 국립의대 문제를 둘러싼 서남권의 공동 대응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36년이라는 시간 동안 국립의대를 기다려온 서남권 주민들에게 이번 논란은 단순한 대학 선정 문제가 아니다. 어느 지역에 살고 있느냐에 따라 치료받을 기회와 생명의 골든타임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요구와 맞닿아 있다.
 
9개 시·군의회는 공동성명 마지막에 “36년의 염원을 졸속과 불공정 논란 속에서 끝낼 수 없다”며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추천 철회와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한 교육부의 직접 선정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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