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수시] "의대는 주춤, 반도체는 착시"…뚜껑 열어보니 '안전' 택한 SKY 수험생들

  • SKY 의대 지원자 11%대 감소…지역의사제·증원 맞물려 최상위권 분산

  • 서울대 첨단학부 경쟁률 반토막 '착시'…고대 반도체공학과는 '역대 최고'

  • 입시 전문가 "무리한 상향 대신 안정 지원 뚜렷…전형별 구도 변화 주목"

AI로 생성한 의대와 첨단학과 학생 이미지 사진AI로 생성
AI로 생성한 의대와 첨단학과 학생 이미지. [사진=AI로 생성]
"의대는 무조건 오르고, 첨단학과는 꺾였다?" 2027학년도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 수시모집 결과를 표면적인 경쟁률 수치만으로 판단하면 큰코다친다. 최상위권 자연계열의 상징인 의과대학 지원은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학과는 경쟁률 하락 속에서도 실제 지원자 수는 훌쩍 늘어나는 '착시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입시 전문가들은 의대 증원과 지역의사제 도입, 재학생 감소 현상이 얽히면서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지원 전략이 안정화 추세로 돌아섰다고 입을 모았다.
 
10일 종로학원, 유웨이, 이투스, 진학사 등 주요 입시업체가 분석한 2027학년도 SKY 수시 원서접수 결과에 따르면, 자연계열 최상위권의 핵심인 의대와 첨단(반도체) 학과에서 전년과 확연히 다른 지각변동이 확인됐다. 의대 지원자는 전년 대비 11~12%가량 일제히 감소한 반면, 반도체 계약학과 등 첨단학과 지원자는 특정 대학을 중심으로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의대 집중 현상의 완화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SKY 3개 대학 의대 전체 지원자 수는 2883명으로 전년 대비 368명(11.3%) 감소했다. 진학사와 이투스 역시 의대 지원자가 2947명에서 2587명으로 줄어 경쟁률이 14.03대 1에서 12.32대 1로 하락했다고 짚었다.
 
자료종로학원
[자료=종로학원]
대학별로는 서울대 의대가 100명(9.5%), 연세대 의대가 85명(12.4%), 고려대 의대가 183명(11.9%) 줄어드는 등 3개 대학 모두에서 지원자가 이탈했다. 세부 전형을 살펴봐도 서울대 일반·지역균형, 연세대 추천형·활동우수형, 고려대 학교추천·학업우수·계열적합 등 7개 주요 전형 모두 전년보다 경쟁률이 떨어졌다.
 
반면 첨단학과 부문에서는 단순 경쟁률만으로 파악하기 힘든 '착시 현상'과 약진이 돋보였다.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일반전형은 경쟁률이 10.35대 1에서 5.92대 1로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유웨이 분석에 따르면 실제 지원자는 497명에서 580명으로 오히려 16.7%(83명) 늘어났다. 모집인원이 48명에서 98명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되면서 빚어진 착시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선호도 상승도 확인됐다. 종로학원 집계 결과 연고대 반도체 계약학과 전체 지원자는 1223명으로 전년 대비 5.2%(60명) 증가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계약한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수시 지원자가 21.1% 급증한 408명이 몰리며 경쟁률 14.57대 1을 기록, 2021학년도 신설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계약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지원자가 1.3%(11명) 소폭 감소하며 대학별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수시 결과를 두고 복합적인 변수가 작용한 '안정 지원'의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연고 의대 지원 상황은 소신 지원보다는 안정 지원 성향이 강해졌고, 지방권 지역의사제 모집 확대 등으로 상위권이 분산된 효과로 추정된다"며 "반면 반도체 계약학과의 선호도는 연고대 상황으로 볼 때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27학년도 의대 정원 증가 기조 및 지역의사제 이슈와 맞물려 최상위권 자연계열 학생들의 지원 카드가 서울대 대신 타 대학 의학계열로 대거 분산됐다"며 "경쟁률만으로 선호도를 판단하기보단 첨단융합학부처럼 모집 인원 확대에 따른 착시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전반적인 지원자 감소는 2026학년도 대비 전체 수험생이 줄어든 영향"이라며 "특히 세 대학 모두 학교장 추천 전형 자격을 졸업 예정자로 한정하고 있어, 재학생 인원의 감소가 필연적으로 주요 교과 전형 지원자 감소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서울대와 연세대는 경쟁률이 하락하고 고려대는 유사한 결과를 냈지만, 전형별 흐름은 분명하다"며 "의대는 3개 대학 모두 경쟁률이 하락했고 반도체는 대학별로 엇갈린 만큼, 전체 경쟁률보다 '재학생 감소와 N수생 증가가 만든 전형별 경쟁 구도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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