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의 심장, 중앙아시아와 새 역사를 잇다

  • 한국 중앙아시아, 30년 교류를 넘어 전략적 동맹으로

사막과 초원, 설산과 꽃의 나라 중앙아시아. 

같은 아시아 대륙에 있으면서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멀고 낯선 땅이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거리는 뜻밖에 가깝다. 하늘을 숭상한 탱그리의 전통에서 단군신화를 떠올리게 하는 문화적 울림을 만나고, 일제강점기 무장독립운동의 상징 홍범도 장군의 마지막 삶과 30만 명이 넘는 고려인 동포의 역사가 이 땅에 새겨져 있다.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유라시아의 한복판에 자리한 중앙아시아 5개국은 이제 ‘먼 변방’이 아니다. 

석유와 천연가스, 우라늄과 핵심광물을 품은 자원의 보고이자, 중국과 러시아, 유럽과 중동을 잇는 전략적 교차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경쟁, 중동 불안으로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가 흔들리면서 중앙아시아의 가치도 새롭게 부상했다. 중국·러시아·미국·EU·일본 등 주요국이 잇달아 중앙아시아 5개국과 정상급 협력에 나선 이유다.   

중앙아시아 역시 어느 한 강대국에 기대기보다 더 많은 파트너와 손잡으며 전략적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한국에는 바로 이 지점이 기회다. 

1992년 수교 이후 쌓아온 신뢰, 제조업과 디지털 기술, 인프라 건설의 경험은 중앙아시아의 자원과 젊은 시장, 성장 잠재력과 맞닿아 있다. 2025년 양측 교역은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9월 16~17일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이재명 대통령과 우즈베키스탄의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카자흐스탄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 키르기스스탄의 사디르 자파로프 대통령, 타지키스탄의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 투르크메니스탄의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한·중앙아시아 관계의 새로운 틀을 논의한다. 

16일에는 6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다자 정상회의가 열리고, 17일에는 이 대통령과 중앙아시아 정상들 간 양자회담이 이어진다. 

정상회의와 함께 열리는 한·중앙아 비즈니스 서밋도 이번 만남의 또 다른 축이다. 

‘성장과 혁신을 위한 한·중앙아 미래 협력’을 주제로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들이 만나 정상외교에서 논의된 협력 구상을 실제 투자와 산업 협력으로 연결할 방안을 모색한다. 

이번 정상회의의 의미는 중앙아시아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만 있지 않다. 

자원과 시장을 넘어 공급망, 물류, 디지털, 기후, 문화와 인재를 함께 잇는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만드는 데 있다. 

2007년 시작된 한·중앙아 협력포럼을 통해 쌓아온 정부 간 협력도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처음 정상급 협의체로 올라선다. 

30여 년의 교류가 정상외교의 시대로 접어드는 것이다. 

중앙아시아의 자원과 한국의 산업·기술, 중앙아시아의 성장 잠재력과 한국 기업의 경험을 어떻게 함께 묶어낼 것인가가 이제 과제다.

오래된 인연을 미래의 공동 번영으로 바꾸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중앙아시아는 더 이상 지도의 빈 공간이 아니다. 

한국 외교와 경제의 지평을 넓힐 새로운 길이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는 그 길을 여는 첫 이정표다.

제1차 한 중앙 아시아 정상회의 공식 엠블럼
제1차 한. 중앙 아시아 정상회의 공식 엠블럼
 
사진제공  각 나라 대통령실
사진제공 = 각 나라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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