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 노동조합이 약 넉 달 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년 연장 등 그룹 차원의 전반적인 노동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기존에 계열사 노조 간 정례 회의체가 없었던 만큼 이번 회동을 계기로 공동 대응이 한층 강화할지 주목된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지부는 추석 연휴 이후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제철,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주요 계열사 노조 대표들이 참여하는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참석 대상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계열사가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계열사 노조가 한자리에 모이는 건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기아차지부는 '2026년 투쟁 승리를 그룹사 노동조합 10만 투쟁 논의 건' 공문을 계열사 노조 지부·지회 38곳에 보냈다. 여기엔 계열사를 비롯해 부품사까지 포함됐고, 실제 만남까지 이뤄졌다.
추석 이후 회동에서는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 등 공동 대응 과정을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향후 노동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주요 안건으로는 인공지능(AI)·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안정과 정년 65세 연장, 성과급 인상 등이 거론된다.
한 계열사 노조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노조 사이에서 직접 만나 얘기해 보자는 제안이 있었다"며 "추석 지나고 핵심 계열사 대표 단위만 불러서 볼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을 두고 업계에선 향후 현대차그룹 내 노조 간 연합 전선 강화로 공동 대응 수위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지난 6월 원·하청 노조가 연대에 나섰지만, 일부 계열사가 개별 임단협에 돌입한 시점이라 대규모 공동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올해 임단협에선 노조가 당초 요구했던 안건 일부가 빠지거나 후퇴하기도 했다. 현대차 성과급의 경우 전년도 순이익의 30% 지급 요구가 최종 합의안에는 400%·1270만원 등으로 반영됐다. 정년 연장 역시 '법 개정 시 연장 시행'으로 확정돼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계열사 간 공동 대응을 강화하려는 이유다.
현재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는 올해 최종 임단협 안건을 두고 내부 평가에 들어갔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회의체의 정례화 가능성에 대해 "우선 만나서 얘기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아직 그룹 계열사끼리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경우 당장에 현대차그룹이 속도를 내는 로보틱스 사업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로봇 훈련 시설인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도 열었다. 이에 현대차지부는 올 초부터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의 로봇도 생산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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