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넘어 생애주기 돌봄까지"…강청희 이사장, AI 기반 '건보 리부트' 선언

  • 8일 취임 50일 기자간담회서 3대 지향점 발표…국민 삶 중심·AI 플랫폼·지속가능성

  • 단순한 지불자 넘어 예방·돌봄 잇는 플랫폼 도약…불필요한 지출 줄여 재정 효율화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취임 5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건보공단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진백두산 기자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취임 5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건보공단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진=백두산 기자]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국민건강보험이 단순한 '치료비 지급'을 넘어 질병 예방과 통합 돌봄을 아우르는 '생애주기 건강보장체계'로 진화한다.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취임 50일을 맞아 건보 제도의 근본적 재설계를 뜻하는 '리부트 건강보험'을 선언하며, 인공지능(AI) 기반의 건강복지 플랫폼 구축 등 향후 50년을 대비하는 거시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취임 5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향후 공단 운영 비전을 밝혔다. 강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제도 중심'에서 '국민 삶 중심'으로 전환 △공단을 'AI 기반 건강복지플랫폼'으로 혁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 확립 등 3대 지향점을 발표하고 기자들과 주요 현안에 대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강 이사장은 가장 먼저 건보의 패러다임을 '국민의 삶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각각 분절된 제도로 겉돌았지만, 앞으로는 이를 국민 한 사람의 생애를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돌봄 현장에 의료와 간호가 딱 붙어 환자가 자신이 살던 곳에서 지속적인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노쇠를 방치하면 건보 재정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예방과 관리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도구로 'AI 기반 건강복지플랫폼'을 꼽았다. 강 이사장은 "공단이 가진 전 국민 빅데이터를 활용해 질병을 사전에 차단하고, 국민 개개인에게 필요한 건강관리와 돌봄 서비스를 정확한 시점에 제공하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보험료 징수와 진료비 지불 기관을 넘어 종합적인 건강복지 서비스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도 예고했다. 강 이사장은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재정 투입 대비 효과가 충분한지, 국민이 실제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따져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보험료율 법정 상한(8%)을 상향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단계에서는 법정 상한을 넘기는 부분까지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 부담을 늘리면서 보험료를 올리기보다는, 같은 재정 안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꼭 필요한 곳에 돈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불법으로 건보 재정을 축내는 사무장병원 등을 단속하기 위한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 도입에 대해서도 "복지부 등과 소통하며 인권 침해 없이 안전한 진료 환경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에서는 공단 안팎의 뜨거운 현안들에 대한 거침없는 답변이 이어졌다. 한 기자가 '의정 갈등으로 환자가 줄어 지출이 감소한 것 아니냐'고 묻자, 강 이사장은 "전혀 아니다. 비상진료와 필수의료 지원 사업 등으로 오히려 돈을 더 썼다"고 답했다. 그는 "환자가 줄었다고 투자를 안 하면 지역 필수의료는 무너진다. 병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건보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건강보험료율 연속 동결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강 이사장은 "한 번 쉬어가면 나중에 올릴 때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 연속 동결은 공단 입장에서 결코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또한 대법원에 계류 중인 담배 소송에 대해서도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유해성을 알린 성과가 컸다. 국민이 유해를 입는 물질이 명백히 입증된다면 공단이 적극적으로 구상권 청구 등에 나서야 한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강 이사장은 "정책의 성패는 보고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결정된다"며 "'리부트 건강보험'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약속하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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