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들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본격적인 대회 준비를 위해 핸드볼경기장 내 사무실에 진입해 업무에 필요한 물품을 챙겨 나오는 데 성공했다.
대한핸드볼협회, 대한펜싱협회, 대한산악연맹, 대한우슈협회, 대한세팍타크로협회 등 대한체육회 산하 12개 회원종목단체는 8일 오전 9시 경찰의 협조를 받아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진입에 성공했다.
이들이 경기장에 진입한 것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개표소 봉쇄 시위가 시작된 지 95일 만이다. 이들은 경기장 진입 전부터 철저히 동선을 짜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경찰도 체육단체들의 원활한 내부 진입을 위해 28개 기동대와 대화경찰, 형사 등 약 2000명의 경력을 투입해 질서를 유지했다. 서울경찰청은 현장 지휘 총괄로 공공안전차장을 투입했고, 현장은 기동본부장과 송파경찰서장이 지휘했다.
체육단체 직원들은 경기장 2-3번 게이트를 통해 진입했다. 이들이 게이트로 다가서자 시위 참가자 약 50여 명이 직원들의 진입을 막아섰지만 경찰 병력들이 재빠르게 시위대를 제지하면서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출입구 셔터가 올라가고 문이 열리자 직원들은 바쁘게 각자의 사무실로 들어가 경기 준비에 필요한 자료와 물품들을 박스에 분주히 옮겨 담았다. 이날 경찰은 이들에게 물품을 챙길 시간을 약 1시간 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박스에 물품들을 옮겨담고 2-3 게이트 앞 출입구로 분주히 짐을 옮겨 날랐다. 오전 10시 10분경 직원들이 대부분의 짐을 옮기는 데 성공했고 게이트 앞에 준비된 트럭 6대에 짐이 차곡차곡 실렸다.
10시 20분경에는 대한체육회 임직원들이 체육단체 직원들을 모두 입구에 정렬시켰고, 문이 열리자 경찰의 호위 속에 직원들은 무사히 경기장 밖을 빠져나가는 데 성공했다.
시위 참가자는 당초 시위를 시작한 지난 6월과 달리 많은 수가 공원을 빠져나간 상태였고, 이날 역시 참석자의 숫자도 현격히 줄어들었다. 경찰의 제지로 경기장에 들어서지 못한 시위대들은 경찰 라인 밖에서 확성기를 통해 직원들과 경찰들에게 욕설을 내뱉거나 이재명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는 등 정부 여당을 향해 비난을 일삼았다.
이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당의 박준태 의원, 김충권 의원과 함께 깜짝 경기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장 대표의 방문은 사전에 체육회와 협의된 적이 없었던 걸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경찰의 안내 속에 경기장 내부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특히 선거 물품들이 보관된 창고 앞에서 장 대표는 선관위 직원들에게 궁금한 것을 여러 가지 물어보기도 했다.
장 대표는 취재진을 만나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함이 이곳으로 옮겨진 그날부터 투표함이 전혀 오염되지 않은 상태로 이곳에 보관됐다고 들었다"며 "그러나 이후 3달이 지났다. 경찰은 철저하게 출입을 통제했다고 하고 CCTV도 원활히 작동했다고 하지만 시민들은 진실을 알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힘으로 어제 선관위 특검이 출범했다.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히 수사를 하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밝혀 달라"면서 "경찰은 혹시 여기(핸드볼 경기장)에 다른 출입 경로가 있었는지 확인해 주고 CCTV 자료들에 대해서도 포렌식을 해 달라. 증거가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달라"고 당부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물품 반출이 모두 끝나고 상황이 종료되자 대한체육회는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냈다.
김대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취재진을 만나 "90여 일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행정 장비와 서류, 선수 지원 장비가 (사무실에) 묶여 있어 힘들었다"며 "특히 국민들께서 성원을 보내주고 계신 아시안게임이 목전에 있다. 그래서 부득이 두 차례 (경찰에) 협조를 요청하게 되었고 적극 협조해 주셨다. 그동안 준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일단은 장비와 서류를 꺼냈으니까 잘 살펴보고 선수단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함세희 대한수중·핀수영협회 사무총장도 "그간 경기장을 출입하지 못해 사무실을 임시로 준비하고 업무를 수행했다"며 "그러나 오늘 시민들의 협조로 최소한의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는 컴퓨터 본체, 노트북, 기타 서류들을 반출할 수 있어서 무척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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