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체류 문턱 높이자 외국인 경영자 출국 3.9배 급증

  • 닛케이 분석…상반기 953명 일본 떠나. 신청 96% 급감

  • 기업 전근자 심사도 엄격…인재 유치 위축 우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에서 기업이나 음식점을 운영해온 외국인 경영자 가운데 올해 상반기 일본을 떠난 사람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4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체류자격을 부당하게 취득하는 사례를 막겠다며 지난해 가을부터 자격 요건과 심사를 대폭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실 사업자를 차단한다는 취지지만,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영세 외국인 사업자들이 일본을 떠나면 이들과 거래해온 일본 기업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재입국 절차를 밟지 않고 일본을 떠난 '경영·관리' 체류자격 보유자가 올해 상반기 9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배에 달했다고 3일 보도했다. 출국자는 지난해 가을까지 월 수십 명에 그쳤으나 같은 해 12월 114명으로 늘었고, 올해 1∼6월에는 매달 100∼200명대를 기록했다.

출국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일본 정부가 외국인 경영자의 체류 요건을 강화한 직후부터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지난해 10월 관련 규정을 개정해 법인 자본금 요건을 종전 500만엔에서 6배인 3000만엔(약 2억8000만원)으로 올렸다. 아울러 3년 이상의 경영·관리 경력 또는 석사 이상 학위를 요구하고, 상근직원 고용과 일정 수준의 일본어 능력도 의무화했다.

기존 체류자는 2028년 10월까지 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체류기간을 갱신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에도 새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판단되면 갱신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이처럼 유예기간을 뒀는데도 출국자는 제도 시행 직후부터 늘었다. 일각에서는 새 기준과 별도로 경영 실태 등에 대한 심사도 예전보다 엄격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영·관리' 체류자격 보유자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 심사 강화의 배경이다. 이 자격으로 일본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지난해 말 4만6781명으로 5년 전의 1.7배로 늘었다. 문턱을 높이자 신청은 사실상 끊기다시피 했다. 제도 변경 이후 5개월간 신청 건수는 직전 5개월보다 약 96% 줄었다.

문제는 실체가 있는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는 외국인조차 새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일본에서 새로 설립된 법인 14만3367곳 가운데 자본금이 3000만엔 이상인 곳은 1491곳으로 전체의 1%에 불과했다. 일본 신설 법인 가운데 99%가 갖추지 못한 규모의 자본금을 외국인 경영자에게 요구하는 셈이다.

새 기준의 영향은 외국인 사업자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고토 겐지 도쿄상공리서치 정보부 과장은 "소규모 기업이 새 기준을 충족하기는 어렵다"며 "외국인 사업자가 사업을 접으면 원재료를 납품하거나 사업용 부동산을 임대해온 일본 기업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정부는 체류 외국인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외국인 경영자의 체류 요건을 강화한 데 이어 자격 심사 전반을 조이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영주 허가 요건에 일본어 능력을 새로 넣기로 했고, 4월부터는 해외에서 근무하던 외국인 직원이 일본 지사 등으로 옮길 때 필요한 '기업 내 전근'(주재원) 체류자격의 심사도 강화했다. 이에 따라 해외 사업장의 법인등기와 납세 현황, 신청자의 현지 사회보험 가입 기록, 일본 사업장의 등기부와 사진 등을 새로 제출해야 한다. 세금 신고 누락이 확인되면 원칙적으로 체류기간 갱신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처럼 취득 요건이 비교적 느슨한 체류자격의 허점을 막는 한편, 학력과 연봉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한 고급 인재는 적극 받아들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가 적극 유치하려는 '고도전문직'(고급 전문인력) 체류자는 약 3만 명으로 전체 체류 외국인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닛케이는 심사 강화로 절차가 복잡해지면 외국 기업과 인재의 일본 진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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