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320만 마리 스마트축산단지 놓고 삼척 주민 반발 확산

  • "사업 선정 전 환경·입지 검증부터"…삼척 범시민 공대위, 농식품부에 객관적 검증·주민 의견수렴 촉구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삼척시민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동원 기자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삼척시민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동원 기자]

강원 태백시 상사미동 일원에 추진되고 있는 320만 마리 규모의 스마트축산단지를 놓고 삼척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삼척시민들은 대규모 산란계 농장 조성에 앞서 사업 대상지의 환경성과 입지 적정성을 먼저 검증해야 한다며 농림축산식품부에 사업 선정 절차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3일 태백스마트축산단지(대규모산란계농장) 반대 삼척 범시민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공대위는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삼척시민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규탄대회를 열고 농식품부의 이른바 ‘선정 후 검토’ 방식의 사업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태백시 상사미동에 계획된 대규모 산란계 농장의 입지 적정성이다.
 
공대위는 320만 마리 규모의 대규모 축산시설이 들어설 경우 악취와 가축분뇨 발생은 물론 대규모 용수 사용에 따른 수자원 영향, 지하수와 수질 오염 가능성, 고원습지 및 주변 생태계 훼손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사업 예정지가 삼척시와 인접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사업에 따른 환경적 영향이 태백지역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우려다.
 
공대위는 백두대간 능선과 맞닿아 있는 삼척시 도계읍과 하장면 일대가 사업의 실질적인 영향권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삼척 주민들의 생활환경에 미칠 영향을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축산시설의 경우 시설 내부의 사육환경뿐 아니라 사료 운송과 가축분뇨 처리, 폐수 및 악취 관리, 차량 이동 등에 따른 주변 지역의 환경적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공대위는 이날 농식품부 담당자들과 면담을 갖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는 주민들의 우려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스마트축산 기술을 적용하고 고지대에 시설을 조성할 경우 환경오염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농식품부 측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대위는 기존 사업 대상지를 변경한 구체적인 이유와 새로운 대체 입지를 검토한 과정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스마트축산 기술 자체가 아니라 320만 마리라는 대규모 사육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입지인지에 대한 사전 검증이 충분했느냐는 것이다.
 
공대위는 사업 선정 이후 실시설계를 통해 타당성을 검토하는 방식으로는 주민들이 우려하는 환경 문제를 충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대위 관계자는 “실시설계는 사업의 타당성을 뒤늦게 검증하는 절차가 아니라 타당성이 확인된 사업을 구체화하는 단계”라며 “사업 선정 전에 용수 확보와 분뇨 처리, 악취 확산, 지하수와 수질, 생태계 영향, 주민 생활환경 피해 여부 등을 먼저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체 입지에 대한 비교 검토도 요구했다.
 
공대위는 태백시 내부의 화전 일대와 계란 포장·가공시설이 위치한 철암지역 등을 포함해 여러 후보지를 놓고 객관적인 비교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 사업지보다 고도가 높은 지역이나 생산과 가공, 유통시설을 연계할 수 있는 입지가 있다면 기존 예정지와 함께 환경성·경제성·방역성·주민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한 뒤 최종 사업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대규모 축산시설의 입지를 결정할 때 지역경제 효과만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공대위는 사업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는 태백시가 가져가는 반면 악취와 수질, 지하수, 교통, 경관 등 환경적 부담은 인접한 삼척시민들이 떠안는 구조가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삼척시와 도계읍, 하장면 주민들을 사업의 정당한 이해당사자로 인정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실질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특히 사업 예정지와 인접한 지역 주민들이 향후 환경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업의 경제적 편익과 환경적 부담을 지역별로 객관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대규모 스마트축산시설을 둘러싼 지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리면서 사업의 추진 여부뿐 아니라 입지 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주민수용성 확보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마트축산은 정보통신기술과 자동화 시스템 등을 활용해 사육환경과 생산성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축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시설 규모가 커질수록 물과 사료, 전력 등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가축분뇨와 악취 발생량 역시 관리 수준에 따라 지역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첨단기술 적용 여부와 함께 해당 지역의 환경수용력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입장이다.
 
특히 산란계 320만 마리라는 대규모 사육시설이 주변 수자원과 생태계, 교통환경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사업 추진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대위는 농식품부가 충분한 현장검증과 주민 의견수렴 없이 사업 선정을 강행할 경우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정보공개청구를 비롯해 관련 분야 전문가를 통한 환경·입지 검증을 추진하고 필요할 경우 행정적·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10일을 전후해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또는 삼척시 도계읍에서 주민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농식품부 규탄대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예고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단순히 특정 축산시설의 입지를 반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선정 과정에서 환경성과 주민수용성을 사전에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공대위는 대규모 사업일수록 사업 추진에 앞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관련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고 전문가 검증과 의견수렴을 거쳐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대위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사업 반대가 아니라 320만 마리 규모 시설이 해당 입지의 환경수용력 안에서 운영 가능한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라는 것”이라며 “검증과 협의 결과를 공개한 뒤 사업 선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농식품부가 주민들의 요구를 사업 추진 과정에 어느 정도 반영할지, 대체 입지에 대한 비교 검토가 실제로 이뤄질지에 따라 이번 논란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업 예정지와 인접한 삼척지역 주민들의 생활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와 함께 축산시설의 환경관리 방안, 방역대책, 용수 확보 및 가축분뇨 처리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스마트축산단지 조성이 지역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사업의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환경적 영향과 주민수용성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태백스마트축산단지 반대 삼척 범시민 공동대책위원회는 농식품부가 사업 선정에 앞서 환경·입지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과 삼척지역 주민을 포함한 이해당사자들의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향후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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