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금지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진입하려던 평화 활동가 김아현씨(활동명 해초)가 외교부의 여권 반납 명령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27일 김씨가 낸 여권 반납 명령 처분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처분의 절차상 하자가 없고, 여권법 19조 1항 2호의 해석상 처분 사유가 인정된다"며 "이 처분으로 인해 원고의 거주·이전의 자유가 제한되더라도 비례의 원칙 등에 반하지 않아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원고가 이미 프랑스로 출국했고, 가까운 미래에 가자지구로의 항해를 시도할 것임이 명백히 예견됐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과 가자지구 해상 경로에 대한 통제, 2월 발발한 중동전쟁 등으로 원고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매우 컸으므로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해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인정돼 사전 통지와 의견 청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예외 사유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고가 '출국할 경우 테러 등으로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이 침해될 위험이 큰 사람'에 해당했다"며 "이 경우 국내에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는 등 공공의 안녕질서가 중대하게 훼손될 우려가 있고, 대한민국과 이스라엘 또는 그 밖의 외국의 세력 사이의 외교적 분쟁으로 비화될 우려가 있었다. 특히 당시 중동 전쟁으로 이스라엘 등 국가와의 외교 관계가 국가의 안전과 이익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었으므로 '대한민국의 안전 보장·질서 유지또는 외교 정책에 중대한 침해를 야기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처한 생명·신체의 안전에 대한 위험성의 정도, 보호 의무의 대상이 되는 생명권 등과 제한되는 거주 이전의 자유의 각 비중과 중요도, 거주 이전의 제한 정도, 생명권 등에 대한 보호 의무의 긴급성,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의 중요도 등을 모두 고려하면 피고가 이 사건 처분 이외에는 선택할 수 있는 보호 수단이 없다고 판단해 여권 반납 명령을 한 것에 원고의 거주·이전의 자유 제한의 한계인 비례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자지구로 향할 계획을 밝힌 후 지난 3월 11일 구호선단 합류를 위해 프랑스로 출국했다. 외교부는 같은 달 20일 여권법 19조 1항 2호 사유로 통지서를 받는 날부터 7일 이내에 여권을 반납하라고 명령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는 4월 1일 여권 반납 명령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현재 해초 활동가는 적법하게 제3국으로 출국해 있는 상황이고, 승선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뤄진 외교부의 갑작스러운 여권 무효화는 명확한 근거와 적법성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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