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이견이 이어지면서 탄천 대체부지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가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두 방안 모두 과거 여러 차례 추진되거나 거론됐던 만큼 이번에는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하고 동부도로사업소와 서울무역전시장(SETEC) 일대를 연계해 청년주택 1만~1만3000가구와 피지컬 AI 산업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안했다. 국토부도 관련 자료를 받아 검토하기로 했다.
이 일대 개발 논의는 10년 전부터 이어졌다. 서울시는 2014년 이후 SETEC과 동부도로사업소 일대 개발을 추진했지만 계획이 바뀌거나 보류되기를 반복했다. 2016년에는 노후 전시장 기능을 강화하는 복합개발을 추진했고, 2018년 동부도로사업소가 공공주택 공급지에 포함되면서 기존 계획은 보류됐다.
서울시는 이후 양재천·탄천 합수부까지 범위를 넓혀 개발 방향을 다시 검토했다. 2024년 합수부 일대에 대한 마스터플랜 용역을 마쳤고 현재 물재생센터 이전을 위한 적격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에는 피지컬 AI 산업과 청년 주거를 결합한 동남권 거점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과거 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시설 이전과 사업비 부담은 지금도 남아 있다. 물재생센터 기능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개발이 가능하지만 대체 부지를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탄천물재생센터도 이전 부지와 장소 선정이 더 어렵다”며 관련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1만~1만3000가구라는 공급 수치에 앞서 물재생센터 이전 부지와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먼저 풀려야 한다. 서울시는 동부도로사업소와 SETEC 부지 등을 활용해 사업 재원을 마련하고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탄천물재생센터 부지에 주택 공급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법 개정 등이 필요한 용산공원에 비해서는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용적률 완화도 처음 등장한 해법은 아니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서는 이른바 ‘4종 일반주거지역’을 신설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높이는 방안이 등장했다. 2024년 8·8 공급대책에서도 정부는 재개발·재건축 용적률을 높여 도심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서울시는 올해 5월 재정비촉진지구 내 도시정비형 재개발에 대한 법적 상한 용적률을 최대 1.2배까지 높였다. 준주거지역은 최대 600%, 일반상업지역은 1560%까지 가능해졌다. 이번에는 같은 특례를 민간 재개발로 넓혀 공급을 늘리자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민간 재개발에 법적 상한 용적률의 1.2배를 허용하면 정비사업의 주택 순증 물량을 더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늘어난 용적률에 따른 공공기여와 임대주택 확보 기준, 도시정비법 개정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다.
서울시는 국토부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1.2배 완화와 관련해 검토 방향 등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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