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 사내면 골프연습장 건립사업이 재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시설 이용객만으로 지역의 실제 골프 수요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설과 이용여건 때문에 춘천 등 외지에서 골프를 즐기는 주민들의 잠재수요까지 살펴야 한다는 주장으로, 28일 사내면 주민설명회를 앞두고 사업의 필요성과 적정 규모를 둘러싼 의견이 주목된다.
27일 취재를 종합하면 사내 골프연습장은 사창리 381-3번지 일원 7,844㎡, 농지 등 7개 필지에 조성하는 사업으로 추진됐다.
화천군은 지난 4월 ‘군계획시설(체육시설)사업 실시계획인가’와 ‘군관리계획(체육시설) 결정(경미한 변경)’ 내용을 고시했다. 당초 2027년 1월25일 준공을 목표로 추진됐으며 사내권역 체육시설 접근성 개선과 생활체육 참여기회 확대가 기대됐다.
그러나 지난 6월 김세훈 화천군수 당선 이후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당시 김 당선인은 화천문화원에 마련된 화천군수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민선 9기 공약사항 보고회에서 사내 골프연습장 건립사업의 재검토를 주문했다.
56억원의 사업비와 46m 높이 시설이 사내 시가지 조망에 미칠 영향, 실제 이용인원 등을 고려해 사업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
지역에서도 골프연습장 건립을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소음과 조망권, 야간조명에 따른 주변 영향과 농작물 피해 가능성, 이용인원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시설을 개선하면 외지로 빠져나가는 이용자와 소비를 지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내면에 거주하는 현역 직업군인들이 골프연습장 이용수요를 판단하는 방식에 다른 목소리를 냈다.
기자는 지난 26일 오후 사내면 한 호프집에서 지역에 거주하는 현역 부사관 6명을 만났다. 모두 결혼해 사내면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현역 군인이라는 신분을 고려해 이름과 소속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이들은 기존 골프연습장 이용객이 많지 않다는 사실만으로 사내면의 골프 수요 자체가 적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 부사관은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여기서 공을 안 치는 것뿐”이라며 “주변에는 골프를 즐기는 동료들이 많고 부부가 함께 골프를 치거나 모임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 시설의 노후화와 이용여건 등으로 주말이면 춘천 등 외지의 시설을 찾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부사관은 “사내면에도 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이 있지만 시설이나 가격 등 여러 조건을 따져 외지로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며 “같은 조건이라면 누가 시간과 기름값을 들여 밖으로 나가겠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골프연습장 문제를 사내면의 생활·여가환경과 외지 소비 문제로도 바라봤다. 식당과 술집, 헬스장 등 생활에 필요한 시설은 상당 부분 갖춰져 있지만 가족이나 동료, 친구들과 여가를 보내며 소비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넓지 않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동료나 친구들과 만나 식사하고 나면 함께 시간을 보낼 만한 곳이 마땅치 않은 경우가 있다”며 “결국 불편해도 춘천으로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골프연습장 건립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소음과 조망권, 야간조명, 농작물에 미칠 영향 등의 우려에 대해 “반대하는 주민들도 모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다면 처음 사업을 계획할 때 이런 문제를 얼마나 검토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 의견수렴 방식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28일 사내면에서 주민설명회가 예정돼 있지만 평일 낮에 근무하는 직장인이나 현역 군인들은 참석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한 부사관은 “우리처럼 낮에 일하는 사람들은 설명회에 참석하기 어렵다”며 “현역 군인 신분으로 공개적으로 나서 의견을 이야기하기도 쉽지 않아 기자에게 우리의 사정을 이야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내 골프연습장 문제는 기존 계획의 추진 여부뿐 아니라 실제 이용수요와 주변 생활환경, 사업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의 필요성과 적정 규모를 판단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군부대가 지역사회와 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사내면의 특성상 기존 주민뿐 아니라 군인과 군인가족, 직장인 등 평일 낮 주민설명회에 참여하기 어려운 계층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지도 과제로 꼽힌다.
오는 28일 열리는 주민설명회에서 사내 골프연습장을 둘러싼 다양한 주민 의견이 어떻게 제시되고 향후 사업 방향에 반영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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