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꼴" 李 잇단 SOS에 피곤한 재계...'투자 자판기' 부담 호소

  • 李, 재계 총수와 회동...메가 프로젝트, 대미투자 압박 등 논의 전망

  • 각종 간담회·순방에 동행...민간인 의존도 잦다 우려도

  • 재계선 미국·일본과 차별화되는 투자 지원 필요 한 목소리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 발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주요 기업 총수들 간의 잦은 회동에 재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산업계 애로를 직접 전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정부의 투자 확대 압박도 만만치 않은 탓이다. 

26일 정치권·재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최태원 SK 회장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한 데 이어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비공개 회동을 갖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도 조만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에서는 지방 균형발전과 인공지능(AI)·반도체 패권 확보를 위한 3대 메가 프로젝트 관련 구체적인 투자 논의와 더불어 미국의 투자 압박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의견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는 관세 장벽 완화를 위한 대미 투자와 메가 프로젝트 등을 놓고 주요 기업 총수들과 직접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이 올 들어 4대 그룹 총수와 공식·비공식 행사에서 대면한 횟수만 33차례에 달한다

회동이 가장 잦았던 건 이재용 회장으로 다양한 포럼과 간담회, 국빈 만찬, 해외 순방 등을 합쳐 올해만 12회 만났다. 지난해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재계 총수 간담회와 한미 관세·안보 협상을 위한 민관 회동에도 이 회장이 참석한 점을 고려하면, 지난 14개월간 두 사람이 만난 횟수는 14회로 한 달에 한 번 꼴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재계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일 회동을 포함해 이 대통령과 올해 8차례 대면했고, 정의선 회장은 7차례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세 총수를 빈번하게 찾는 건 메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쥔 '키 맨'이기 때문이다. 경기·충청·경상도 등 다른 지역 투자는 이미 민간 기업 차원에서 상당 부분 진척이 있는 반면 호남권 투자는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이 따라가는 구도라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 

세 기업 집단의 호남권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정부와 정치권 차원의 지원책이 하나둘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만 기업의 가장 큰 관심사인 세제 혜택과 인재 확보 청사진은 미완성이다. 설상가상으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을 본 미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상대로 반도체 대미 투자 확대를 노골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번 이 대통령과 세 총수 간 비공개 회동은 기업에 추가 요구를 하기보다 정부가 기업에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약속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관세와 시장이란 무기를 쥐고 있는 미국, 다양한 투자 지원을 내세운 일본 등과 달리 한국은 기업 활동에 부담이 되는 강성노조와 시민단체만 가득한 게 현실"이라며 "친기업 지원책 없이 '초과이윤' 분배 등 떡고물만 바라는 현실에서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요인을 찾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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