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죄 기소 공시 이후 기업이 현금 보유량을 확대하며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6일 ‘배임죄 적용이 기업의 위험회피 성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배임 기소 사실을 공시한 119개 상장사를 분석했다.
배임 기소 공시가 발생한 분기부터 7분기 동안 기업의 현금보유비율은 유의미한 상승을 나타냈다. 공시 분기의 현금보유비율은 직전 분기 대비 1.7%포인트(p), 7분기 이후에는 5.4%p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상승 폭은 분석 기간 중 대상 기업의 평균 현금보유비율(12.0%)의 약 45%에 달하는 수준이다. 결국 배임 사건 효과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지속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경협은 현금이 대표적인 저위험 자산이라는 점에서 현금보유 확대가 기업의 위험회피 성향 강화에 따른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고 봤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현금보유 정책은 조정 비용, 투자 계획, 자금 운용상 제약 등으로 단기간 바꾸기 어렵다. 그런데도 배임 기소 이후 현금 비중이 중장기적으로 늘어난 건 기업의 재무정책 기조 자체가 보수·위험회피적으로 전환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배임 기소가 최종 유·무죄 판단과 무관하게 기업 혁신과 투자 활동을 위축할 소지가 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경영상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합리적 의사결정이 위축되지 않도록 배임죄 구성 요건을 명확히 하고, 경영 판단 원칙을 법률에 명문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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