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용 곳간' 만든다…삼성·SK '메가프로젝트'에 정부 재정 가세

  • 내년 예산안 '반도체 특별회계' 신설…안정적 재정 투입 기반 마련

  • 당정, 전력·용수 확보 위해 한국전력·수자원공사에 정부 출자 방안

  • 정부, 삼성·SK와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논의 속도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 예산안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사진연합뉴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 예산안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반도체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강화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국내 투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정부가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 구축에 재정을 집중 투입해 민간 투자를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2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당정은 2027년도 예산안에 반도체 특별회계를 신설해 반도체 산업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담기로 했다. 국가 전반의 재정 수요에 폭넓게 사용되는 일반회계와 달리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재원을 별도로 관리해 관련 사업에 안정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지난 11일 시행된 반도체특별법을 통해 운용 근거가 구체화됐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는 기업들이 생산시설 투자 과정에서 부담을 느끼는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에 정부 재정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전력·용수 확보를 위해 한국전력과 한국수자원공사에 정부가 출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생산시설뿐 아니라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과 인재 양성 등 생태계 전반에 대한 지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지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대규모 국내 투자의 추진 동력이 될 전망이다. 양사는 정부가 추진 중인 '3대 메가프로젝트'를 계기로 AI 반도체 첨단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인프라를 중심으로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앞당겨 충남 아산 반도체 공장 증설 작업에 다음 달 착수할 계획이다. 정부는 민간이 생산시설 투자를 담당하고 전력·용수 등 대규모 기반시설을 재정으로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투자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반도체 업계 간 소통도 강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한 데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회동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 대한 국내 투자 계획과 함께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전력·용수, 규제·인허가 문제 등이 주요 논의 대상으로 꼽힌다.

산업계에는 반도체 특별회계 신설을 통해 중장기적인 재정적 지원 체계가 마련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도체 공장은 착공부터 가동까지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한 데다 전력과 용수를 적기에 확보하지 못하면 기업의 설비투자 일정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 더욱이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메모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투자 속도전이 중요해지고 있다. 중국이 메모리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을뿐더러 미국과 일본도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을 앞세워 자국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특별회계를 통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민간 투자와 연계하면 국내 반도체 생산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면서 "향후 특별회계의 구체적인 규모와 지원 대상,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구축에 실제 투입되는 재정 규모가 'K-반도체 메가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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