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전시 선거 거부…"우크라이나 분열시킬 쓰나미"

  •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 대선 요구 반박

  • 러시아 병력·미사일 증강도 경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선거를 실시하는 것은 국가를 분열시킬 수 있다며 전시 선거에 반대했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전쟁 상황에서 선거는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당장 선거를 치른다면 우크라이나를 분열시킬 쓰나미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우리가 나라를 파괴하고 싶다면 전시 선거를 치르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해임된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의 전시 선거 요구에 대한 사실상 반박으로 풀이된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지난 18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의 침공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완전한 민주적 절차를 회복할 수 있는 “합법적이고 안전하며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선 실시를 요구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러시아에 인질로 잡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2019년 5월 대선에 승리해 취임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는 원래대로라면 2024년 5월로 만료됐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침공 후 계엄령이 유지되면서 선거가 중단돼 계속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의 대선 요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무인항공기(UAV·드론)를 앞세운 전쟁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다가 지난달 돌연 해임됐다.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그의 복귀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여론도 악화했다. 

일각에선 페도로우 전 장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실제 이달 초 발표된 우크라이나 사회연구센터(Socis)의 정치인 신뢰도 설문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인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대사가 신뢰도 1위를 차지했고, 페도로우 전 장관이 2위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6위에 그쳤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러시아가 오는 9월 총선을 치른 후 병력 30만명을 추가로 징집할 계획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50만명 규모의 병력 증강이 추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 요청한 방공 요격미사일이 360기이지만 실제로 제공이 예상되는 규모는 264기에 불과하고, 반면 러시아는 연간 최대 1300기의 탄도미사일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상반기 우크라이나의 국방비 지출이 예상보다 높아 270억 달러(약 37조42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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