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업체 드리미가 한국 시장에서 '기술'에 이어 '신뢰'를 승부처로 내세웠다.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이미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가운데 개인정보 보호와 애프터서비스(AS)를 강화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와의 경쟁 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드리미는 21일 서울 서초구 한강 가빛섬에서 '드리미 인 서울' 행사를 열고 한국 시장 현지화 전략과 신제품을 공개했다. 김명환 드리미 한국 마케팅 총괄 이사는 "한국 현지화 전략은 혁신과 소비자 이해와 신뢰와 동반 성장이라는 네 가지 방향이 중심"이라며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소비자가 드리미를 믿고 편안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드리미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정보보호다. 드리미는 싱가포르에 있던 한국 사용자 데이터 서버를 지난해 말 국내로 이전했다. 로봇청소기가 촬영한 이미지와 영상은 클라우드에 올리지 않는 방식도 적용하고 있다. 개인정보에는 다중 암호화 기술을 적용한다. 드리미는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12.8%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올해는 로봇청소기 외에 퍼스널케어와 주방가전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AS도 강화한다. 드리미는 롯데하이마트와 SK네트웍스서비스 등 국내 업체와 협력해 서비스 인프라를 늘릴 계획이다. 중국 가전업체가 한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키우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지적돼온 사후관리 경쟁력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이다.
신제품도 기술 경쟁력을 앞세웠다. '아쿠아 스팀'은 180도 고온 스팀을 바닥에 직접 분사한 뒤 온수 롤러 물걸레로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롤러형 물걸레는 최대 8㎝까지 옆으로 확장된다. 드리미는 로봇청소기를 중심으로 확보한 기술력을 무선청소기와 퍼스널케어 및 주방가전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드리미가 한국 사업 확대에 나서는 배경에는 중국 업체가 주도하는 시장 구도가 있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가정용 청소 로봇 시장에서 로보락이 17.7%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에코백스가 14.3%로 뒤를 이었고 드리미는 10.5%로 3위를 차지했다. 상위 5개 업체가 모두 중국 기업이었다.
한국 시장에서는 경쟁 구도가 더 복잡해지고 있다. 로보락과 드리미 등 중국 업체가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와 보안 및 국내 주거환경에 맞춘 기능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드리미가 기술 경쟁뿐 아니라 데이터 보호와 AS까지 전면에 내세운 것은 한국 가전시장에서 중국 브랜드가 넘어야 할 다음 장벽이 그만큼 달라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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