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만금 개발 완료 시점을 기존 2050년에서 2035년으로 15년 앞당긴다. 민간 투자를 기다린 뒤 순차적으로 매립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이 기업 수요가 예상되는 땅을 먼저 조성하는 방식으로 개발 전략도 전면 수정한다.
새만금 산업용지는 현재 12.1㎢에서 37.5㎢로 대폭 확대하고, 한 곳에 집중됐던 산업 거점은 로봇·인공지능(AI), 첨단기계, 수소, RE100 산업을 담당하는 4개 거점으로 재편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9조원 규모 투자도 새 기본계획에 반영해 이르면 내년 3월 AI데이터센터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새만금개발청은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안을 공개했다. 이번 변경안의 핵심은 개발 규모를 무작정 넓히기보다 실제 수요가 있는 지역에 공공 투자를 집중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있다.
현행 기본계획은 2050년까지 총 240.5㎢를 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변경안에서는 이 가운데 169.6㎢를 2035년까지 우선 매립하도록 조정했다. 새만금개발공사 등 공공기관이 직접 개발을 주도한다.
특정 용도를 미리 정하지 않고 향후 기업 투자 등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유보지 12.2㎢도 별도로 둔다. 이를 포함하면 전체 매립 대상은 181.8㎢다.
수심이 깊어 매립비용이 많이 들거나 공항 소음 등으로 토지 활용에 제약이 있는 지역은 굳이 매립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 지역 일부는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용지로 전환한다.
새만금청은 향후 10년 안에 실제 토지 공급이 필요한 지역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력은 주변 에너지용지에서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1산단은 현대차그룹 투자와 연계한 로봇·AI 산업, 2산단은 전북의 전략산업과 연결한 첨단 농기계 등 기계산업, 3산단은 부안 수소도시·신재생에너지산단과 연계한 수소산업, 4산단은 주변 에너지용지를 활용한 RE100 전후방 산업 거점으로 각각 육성한다.
특히 3산단 조성을 위해 기존 관광레저용지 일부를 산업용지로 바꾼다. 주변 태양광·수소시설과 연계해 수소특화산단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설비 규모도 기존 7GW에서 10GW로 확대한다. 새만금청은 1산단 3·7·8공구와 부안지역 3산단을 RE100 산단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전북도와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4개 산업단지 전체를 RE100 산단으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세제·규제 특례도 강화한다. 투자진흥지구에 대한 법인세 감면과 종합보세구역 확대 등을 추진하고 신산업 실증특례와 인프라, 정책금융을 묶어 지원하는 ‘메가특구’ 지정도 추진한다.
교통망 역시 산업거점 확대에 맞춰 보강한다. 남북3축 도로는 현재 진행 중인 사전타당성조사를 거쳐 2030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새만금항 신항 인입철도는 2033년, 새만금국제공항은 2030년, 새만금항 신항은 2040년 완료가 목표다.
새만금과 군산·김제·전주·익산 등 주변 도시를 연결하는 광역철도와 광역간선급행버스(BRT) 확충 방향도 새 계획에 담겼다. 새만금 내부에 모든 주거·교육·의료시설을 새로 만드는 대신 주변 도시가 이미 갖춘 정주기능을 활용해 지역과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새 기본계획에는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약 9조원 규모 새만금 투자계획도 구체적으로 반영됐다.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서 AI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발전, AI수소시티 등을 추진한다.
핵심 시설인 로봇제조공장과 AI데이터센터는 새만금 1산단 7공구에 들어선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9월 AI데이터센터 건축심의를 신청하고, 새만금청은 연내 건축허가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착공 목표는 내년 3월이다.
새만금청은 이를 위해 오는 9월까지 1산단 7공구 개발실시계획을 바꿔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수 있도록 허용 건축물에 ‘방송통신시설’을 추가한다.
태양광발전과 수소생산시설은 내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착공한다. 기존 농업용지 3공구를 에너지용지로 변경해 육상태양광 부지로 공급하고 이곳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수소생산시설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발표한 계획보다 AI데이터센터를 추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연관 기업의 새만금 동반 투자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과 연관 기업 임직원의 정주 여건도 손본다. 1산단 7공구의 물류·지원시설 용지는 산업시설 용지로 변경하고, 9공구의 산업·연구시설 용지 일부는 주거시설 용지 등으로 바꾼다.
수변도시는 로봇과 자율주행, 수소차,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 등을 시험할 수 있는 AI 시범도시로 활용한다. 새만금청은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피지컬 AI 실증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환경 분야에서는 새만금호의 수질 개선과 홍수 예방을 위해 배수갑문 증설을 추진한다. 배수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해수유통량을 확대하고, 배수갑문과 연계한 조력발전시설 설치도 검토한다. 관련 기본구상 용역은 내년 4월까지 진행된다.
새만금청은 오는 24일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를 시작으로 지역과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 9월 중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새만금위원회 심의를 거쳐 10월 기본계획을 확정한다.
문성요 새만금개발청장은 “기본계획 변경안에 대해 지역 의견을 충분히 듣고, 매립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겠다”며 “현대차그룹에 필요한 지원을 신속히 추진하고 글로벌 기업이 새만금에 계속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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