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여객기 참사 유가족 만난 韓 총리 "지원·추모 모두 챙기겠다"

  • 무안공항 현장 찾아 유해 재수색 점검·유가족 50명과 면담

  • "정부 대표로 책임감 느껴"…유가족, 부실 수습 공식 사과

한성숙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전남광주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12·29여객기 참사 현장을 찾아 수습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성숙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전남광주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12·29여객기 참사 현장을 찾아 수습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성숙 국무총리는 13일 12·29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들에게 정부를 대표해 사죄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유가족들은 사고 발생 1년 8개월이 지나도록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한 총리가 범정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국제공항에서 참사 유가족 50여명과 만나 “이런 자리에서 뵙게 돼 너무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며 “정부를 대표하게 된 입장에서 다시 한번 책임감을 느끼고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한 총리는 공항 분향소를 찾아 헌화·묵념한 뒤 유해 재수색 현장과 유류품 보관소를 차례로 점검했다. 이후 유가족들과 면담하고 사고 조사와 유해 수습, 피해 지원 및 추모 방안 등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한 총리는 “유가족들이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라며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국무총리 소속으로 이관된 취지는 사고 조사를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해 신뢰할 수 있는 조사 체계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을 그대로 밝히는 일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지원·추모를 모두 챙기겠다”며 “유가족들의 절박한 마음과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남은 과정도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유해 수습 과정에서 매뉴얼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한 총리는 “유가족들이 직접 현장에 나가고 매뉴얼을 만드는 과정까지 함께했다는 말씀을 듣고 정말 송구스럽고 마음이 아팠다”며 “완료 시점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유가족들과 협의해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책임자 문책 결과를 공개해 달라는 요구에는 “현재 관련 내용을 계속 파악하고 정리하고 있다”며 “정리가 끝나면 곧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항철위에 따르면 유해 재수색은 지난 4월 13일 시작됐다. 경찰과 소방, 군, 국토교통부, 한국공항공사, 제주항공 등이 참여한 범정부 합동지휘본부가 하루 평균 200∼300명을 투입해 공항 안팎을 6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전체 수색 대상 828개 구역 가운데 724개 구역의 수색이 끝나 진척률은 87.4%로 집계됐다. 현장에서는 유해로 추정되는 1620점과 유류품 851점이 발견됐다. 발견된 유해 추정 물질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DNA 감정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사고 당시 항공유에 오염된 토양을 제거하는 과정과 폭염 등으로 수색이 한동안 중단됐고, 항공기가 충돌한 둔덕 주변에는 처리해야 할 토양이 많아 향후 수색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게 항철위 설명이다. 현재는 현장 인력의 안전을 고려해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 수색하고 있다.
 
특히 한 총리는 보호복을 입고 흙을 체로 거르는 경찰·소방·군 장병들을 만나 “더운 날씨에 너무 고생이 많다”며 작업자의 건강과 안전을 당부했다. 유해를 ‘점’ 단위로 수습하고 있다는 설명에는 “한 분, 한 분이 점으로 표현되고 있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류품 보관소에서는 유가족들이 초기 수습 과정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일부 유가족은 사고 당시 소실된 것으로 안내받았던 희생자들의 여행용 가방과 옷가지 등이 뒤늦게 발견됐다며 수습·보관 과정에 대한 조사와 관계자 처벌을 요구했다.
 
한 유가족이 “아내와 두 아들을 잃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며 뒤늦게 발견한 가족의 주민등록증 일부를 보여주자 한 총리는 유가족의 손을 잡고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179명이 왜 돌아오지 못했는지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을 지거나 처벌받은 사람도 없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에 국가의 부실 수습으로 인한 고통까지 겹쳤다”고 호소했다.
 
유가족협의회는 한 총리에게 △참사 수습과 진상 규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 명문화 △항철위 인력·예산 확충과 조사 정상화 △조사 과정 및 원본 자료 공개 △부실 수습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 △책임자 문책과 장례 지원 △지원·추모위원회의 실질적 운영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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